아프리카의 아이
엄마가 죽은 아이를 묻고 있는 사진.
이 사진을 보고는 마음이 먹먹해서
며칠동안 무거운 악몽을 꾼 것만 같았습니다.
언젠가 오빠가 제게 불쓰나미 꿈을 이야기 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 꿈을 깨고 난 후, 내가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이 소용없어 진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어떤 기분인지 이제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그저께 유모차를 끌고 가며 한 손이 불편해서
컵홀더 하나를 샀습니다.
나는 손에 무엇 하나 들려고 하는 것도 귀찮아 하는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이렇게 아파하네요.
아이를 묻는 엄마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소명이가 며칠 째 계속 설사했습니다.
이조차도 엄마의 마음은 타들어 가는데
죽은 아이의 엄마는 어떤 마음일까요?
나는 참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듯 보이지만
하나님이 나를 먹이시고 기르시기에
마음의 불안만 달래면, 나는 참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소명이는 정말 터질듯 살이 쪄가고 있습니다.
온유도 동생을 예뻐해 주며 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오빠는 신실하게 저를 아껴줍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정말 허무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살지 않을게요.
그런데, 나를 보니 어느새 나만을 위해, 우리 가족만을 위해 사는 것 같아 보여 한숨이 나왔습니다.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이 아이들을 바른 마음을 품고 자라게 해주어야 겠습니다.
무엇보다 기도로 길러내야 한다는 마음을 주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에게 은혜를 주신 것은
다만 그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그를 위하여 고난도 받게 하려 하심이라” (빌1:29)
오늘 친한 친구 한 명이 집에 놀러왔습니다.
고민을 가지고 왔지만 하나님은 우리 가정을 통해 친구를 위로하고 함께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주신 마음을 전했을 때 하나님은 친구와의 은밀한 싸인을 말씀하게 해주셨습니다.
고난이라 여기지 않지만, 우리 가정을 통해 열어가시는 회복을 기뻐합니다.
사진 한 장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하나님이 오빠가 사진 찍는 것을 통해 하실 일이 있습니다.
오빠는 몇 달 동안 벌써 두세번정도 촬영갈 일이 있었지만 거절했습니다.
아직은 어린 소명이를 돌보는 저를 위해 그렇게 했습니다.
저는 유난히 곁에 오빠가 없으면 외로움을 타거든요.
그런데 이제 힘을 내려고 합니다.
내가 힘을 내야, 오빠도 힘을 내고, 오빠가 만나는 풍경도 힘을 낼테니까요.
– 제가 봤던 사진을 찾기 힘들어서 오빠 사진을 대신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