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번 수능을 마치고 나면
뉴스를 보기가 두렵습니다.
수능의 결과에 각자 희비가 나눠지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친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또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일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내가 가진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해왔지만
수능시험 때 답안지를 밀려 쓰거나,
신체검사에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몇 개의 좋은 기회를 포기했는데
내가 마주한 결과는 참혹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런 것쯤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은 아프지 않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나는?수능을 치르고 아픈 마음 때문에
얼마 동안 집을 나와 여행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실패할 적마다 마음은 처절하게 아픕니다.
아프지만, 이제 나이 마흔을 바라보고 조금 알게 됩니다.
이런 것쯤 아무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생의 끝을 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막막함입니다.
하지만 그 막막함은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흐름을 만나게 됩니다.
막막하다고 끝장내 버리는 것이 가장 큰 잘못이고 완전한 실패입니다.
얼마 전 4년여 동안 준비한 공부가 있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나는 공부한 결과물을 손에 쥐지 못 했습니다.
내 마음에 또 막막함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끝이 아닙니다.
내가 선생님이 되지 못 했던 이유는
신체검사에서 색약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눈에 핸디캡이 있어서 선생님이 되지 못했지만
핸디캡을 가진 눈으로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밤이어도, 내일의 아침은 성실하게?다시?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