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보내준 사진이예요.
어젯밤에 기도하는데,
온유와 소명이가 양쪽에 달라 붙어서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아내가 사진찍었다고 해요.
온유는 온유대로 자신의 기도를 하고,
소명이는 아빠 기도를 흉내내며
기도반, 장난반 해가며 무릎꿇었습니다.
어떻게 기도했는지
세 명이서 나란히 허리살 빼꼼히 보이는 사진을 보며 얼마나 웃기던지요.
밀려있는 일이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라는 말은 자기경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변명이라지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지만
그 일 때문에 가끔 우리 아이들이 뒷전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절박감도 생깁니다.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자상한 아빠는 아니지만,
잠자리에 누운 온유의 수다를 가만히 들어 주었습니다.
아빠 하늘색 하면 무슨 생각이 나?
아이들은 내가 궁금해 하는 질문을
자동판매기처럼 답하지 않습니다.
“온유야, 어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의 일상을 물어 보아도
자신들의 관심에 집중되어
내 질문에 단답으로 끝나버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는 자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당장 할 일 많은 아빠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그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뤄야 할까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지금이 아니면 그 무한한 상상력을 언제 엿볼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어떤 일일까요?
그래서인지 꼭 해야 할 일들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내게는 정말 시간이 부족합니다.
잠을 줄여서라도 꼭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