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나 빵집에서 뭘 한 번 사본 적도 없이
살아오신 것 같아요.
희철이 어머니는 커피를 사주시면서
콜라 먹는 큰 빨대를 가져다 주셨습니다.
지난번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에
희철이와 희철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마흔 여섯에 낳은 귀한 아들 희철이는
세살 무렵 폐렴을 심하게 앓은 후,
뇌병변 1급 장애판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파킨스병 까지 앓게 되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입니다.
몸을 심하게 흔들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지만
특유의 유쾌함을 잃지 않는 아이입니다.
어머니는 희철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뇌경색으로 병원 계단에서 굴러서
27일간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그 후로 한쪽 팔과 다리가 조금 불편하십니다.
남편과 첫째 아들도 심장마비와 사고로 ?잃어 버렸는데
어머니까지 최근 암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희철이에게 밥을 못 해주는 날에는
“엄마, 나 배고프지 않아.”
도리어 어머니를 위로하고
팔, 다리를 주물러 주기까지 합니다.
어두운 터널 같아 보이는 이들에게
가족 사진을 찍어 선물했습니다.
이 작은 선물에도 이들은 너무 환하게 기뻐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준비하던 일이 하나 있습니다.
내년에 희철이에게 컴퓨터를 마련해 주는 일입니다.
희철이는 꽤. 글을 잘 쓰는 편입니다.
흔들리는 몸으로 어떻게든 키보드를 투박하게 눌러가며
문장과 문장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큰 상을 타기도 했다고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그런데, 컴퓨터가 고장나서 요즘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은 희철이가 말을 하면 어머니가 받아 적어주십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돈을 모아서
내년초에 희철이를 위해 컴퓨터를 마련하려고 생각중입니다.
그런데, 컴퓨터 보다 더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지금 둘은 병원에 있습니다.
희철이의 수술 때문입니다.
원래는 어머니의 수술이 더 시급한데
돈이 없어서 어머니는 희철이를 먼저 수술하게 하셨습니다.
당연히 자식이 먼저라면서요.
희철이 어머니는 신장이식이 시급하지만
재정이 어려워서 월세도 내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희철이는 하나님이 아빠와 형을 데려가고
어머니 마저 아프게 해서 기도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에게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들아, 하나님은 항상 너를 사랑하시고 지켜 주신단다.
우리는 은혜 안에 더없이 잘 지내고 있으니
하루하루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자.
오늘 하루를 있게 해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희철이를 위한 후원은
국민은행 143001-01-002662(사회복지법인 토기장이세상) 으로 받겠습니다.
입금명에 희철이를 따로 명기해 주시면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기부금영수증을 원하시는 분은 성함, 주소,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됩니다.?(02_314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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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아 멈춰라
내 작은 소원 하나 이루게”
내 꿈은 야구선수입니다.
하지만 2001년 세 살 크리스마스 이브에 앓은 감기로 시작해
지금은 꿈을 이룰 수 없을 만큼의 큰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버리지 않는 희망 하나는
열심히 치료를 받아 보통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완전한 아이 희철이가 되어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땐
또래들처럼 학원을 핑계로
좋아하는 야구 선수의 게임도 관람하고 싶고
친구들과 PC방, 극장 등을 다니며
사소한 것들에 일탈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야구선수는 아닐지라도 훌륭한 야구해설가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맘처럼 움직이지 않는 몸이 마치 탈을 뒤집어 쓴 것처럼 답답합니다.
때로는 겨울이 되어 옷을 벗는 나무처럼 사람들 앞에서
내 허물을 벗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런 내가 할 수 있는 건,
비어 있는 아빠 자리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옆에서 나를 말없이 지켜 주고 보살펴 주는 우리 엄마,
가끔은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시지만,
돌아보면 다 내 꿈을 위해서 하신 말씀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우리 사회는
나 같은 장애인을 다른 눈으로 바라봅니다.
그런 시선을 느낄 때면
내 꿈이 정말 이루어질까도 생각합니다.
엊그제도 엄마와 병원에 다녀오다가 속이 상했습니다.
엄마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택시를 잡았지만,
멈추어 섰다가도 휠체어를 보고 다들 그냥 가 버렸습니다.
50분이 넘도록 택시를 잡지 못한 엄마는 내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희철아, 미안해. 아들아, 사랑한다.”
그러나 이미 지친 목소리에서
나는 엄마가 빗속에서 얼마나 울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처음으로 다가오는 택시 바퀴에 휠체어를 들이대고 싶었습니다.
이럴 때면 치료도 운동도 다 포기하고 싶습니다.
현실을 피할 수 없는 나의 비참함,
그저 참고 견뎌야 하는 건가요?
하지만 난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난 늘 속으로 외칩니다.
“정희철, 파이팅!” 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리라 믿기에
오늘도 다시 한 번 외쳐 보렵니다.
“정희철, 파이팅!”
_ 희철이의 말을 받아서
어머니가 적어 주신 글입니다.
희철이는 말을 다 마친 후에
엄마가 많이 아프다고 전하고 싶었는데
말을 하면 정말 엄마를 잃어버릴까 봐,
정말 잃어버리면 큰일나니까
차마 그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을 거라 했습니다.
아. 주님.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