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동안 어머니는 부족한 돈때문에
자신의 항암을 포기하신듯 보였습니다.
본인은 가망이 없는데 왜 자신에게 돈을 쓰겠냐는 의미로
희철이에게 다 해줄거라고,
자신은 수술도 안하시겠다고 우셨습니다.
그런 어머니에게 희철이도 가만있질 않았습니다.
‘자기도 이대로 괜찮으니까
그냥 어머니와 집에서 같이 지내다 가고싶다.‘고 대답하구요.
그렇게 며칠간 서로 치료를 미루며
희철이와 어머니가 토닥토닥 다투었습니다.
오전에 신촌 세브란스에서 희철이네를 만났습니다.
내년초에 컴퓨터를 마련해주겠다는 약속은
조금 미뤄지게 되었지만
그 대신, 단 하루동안 하나님은
얼마나 놀라운 일들을 행하셨는지 모릅니다.
어머니가 ?중단했던 치료를 다시 받으시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요. 환호성을 외쳤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온정의 손길을 보내주었는지 모릅니다.
희철이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탄절을 즈음하여, 기도하지 않던 우리에게 기도하게 하시고
주님 주신 마음을 살피고, 흘려보내게 하십니다.
환하게 웃고 싶은데
항암치료로 이가 빠져서 크게 웃지 못한다고
찰칵, 소리가 난 뒤에
환히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우십니다.
모두에게 너무 고맙다고.
그 고마움을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눅2:14)
주님, 감사해요. 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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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며 희철이의 사진을 찍는 것을
머뭇거렸습니다.
사진을 찍지 않고 헤어져도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흘러
이 시간을 추억하고
감사할 기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배경에다가 사진을 찍는 대신에
이야기를 나누던 유아휴게실에서
대충 찍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볼품없는 사진인데
볼 때마다 눈물이 흐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