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아내와 온유가 소근소근 대화합니다.
“엄마, 내가 만일 괴물이라면
엄마는 어떻게 할꺼야?
진흙에 뒹굴다가 집에 돌아오면?”
“그럼 갖다 버려야지.”
엄마의 장난스러운 반응에
온유의 입이 삐죽 튀어나왔습니다.
나도 언젠가 온유에게 읽어준 적 있는 동화 이야기입니다.
동화책 속의 아이가 괴물이 되어도
아이의 엄마는 여전히 괴물을 사랑한다는 내용입니다.
엄마는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습니다.
“온유야,
온유가 만약 괴물이 되어
진흙을 뒹굴어도
엄마는 온유를 너무 사랑해.
온유가 괴물이 되어 집이 다 부서져도
엄마는 온유를 사랑한단다.
온유야, 너가 괴물이 되어….. 이렇게 되어도
그래도 엄마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온유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연신 닦아냈습니다.
의외의 반응에 아빠도, 엄마도 조금 놀랐습니다.
이제 만족했다는 듯 온유는 새근새근 잠들었지요.
나이 어린 소명이를 더 돌봐주는 모습에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나 봅니다.
동화책에 나오는 동화 같은 사랑을
동화책에 나오는 동화 같은 사랑을
자기 자신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감격했나 봅니다.
언젠가 기도 중에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을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렴.”
너무나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말이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득문득 주님이 마음에 일러주신 말이 생각나서
의지적으로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사랑한다 말하려 합니다.
한없이 부족한 나를 주님이 여전히 사랑해주시는 사랑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