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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예루살렘 성벽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시대를 거슬러 무너지고 세워지기를 반복했던 이 곳.
해가 뜨고 지는 얼마의 시간동안
도시는 황금색을 띤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이 시간은 매직아워라 부른다.

사실 전혀 이국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면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은 도시.
하지만 그 이름이 주는 의미만으로 내 마음은 벅찼다.

갈릴리 가는 길

마음이 쓰려
멀미가 날 것만 같았던 어느 날을 기억합니다.
그 날, 이불속 깊이 숨어 들어갔습니다.
‘주저앉으려 하는 내 영혼은
깨어 기뻐하라.‘
그렇게 기도하다 잠이 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힘 있는 북소리로 나를 깨우셨습니다.

일어나 머리띠를 띄고
절구통과 헛간을 두드리고
떡을 찧어
아버지를 먹이고
아버지만의 기쁨이 아니라
네가 먹고 마셔라.
그것으로도 아버지는 기뻐하신다.
명절의 흥겨움이
내 꿈속에도 가득했다.
풀이 죽어 겨울잠 자는
모든 이들이 깨어
물방울 까지 날아다니며 노래 불러라.
여호와가 심기시는
그 꿈 가운데 자유하라.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참 많이 아파하고 있던 내게
하나님은 나로 꿈꾸게 하시며
기뻐하라 하셨습니다.
“세게 치는 건 중요치 않아!
맞고도 좌절 않고 나아가는 게 중요하지”
영화 속 주인공이지만 록키가 그 아들에게 한 말입니다.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구하러 보내신 주님
가장 목마르고 허기진 당신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복음서중 가장 긴 대화를 할애하셨습니다.
그 사마리아 땅을 걷고, 또 걷기를 소망합니다.

제자들을 위해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굽던
갈릴리를 향해 가는 길..
바람에 고기 굽는 냄새가 나는 듯..

진관 형

“카메라가 정밀해지고 자동화되며 정호가해질수록,
사진가는 스스로를 무장해제시키거나 자신은 사실상 (온갖 카메라 장비로)
무장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려는 충동에 빠지게 되며,
근데 이전의 카메라 기술이 낳은 제약에
스스로 복종하고 싶어한다.
훨씬 투박하고 성능도 덜한 기계가
훨씬 흥미롭고 표현력도 풍부한 결과를 가져오고,
창조적인 우발성이 일어날 여지를 더 많이 남겨준다고 믿으며 말이다.” _ 수전 손택

RF의 최종은 결국 라이카로 간다고 한다.
하지만 내 최종은 라이카가 아니지 않는가.
내가 이 모든 과정을 밟고 설 최종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과 그 분이 바라보는 곳이기에
나는 준비하는 것이다.

진관형을 볼 때마다
우리 자신을 만나게 된다.
예수님 흘리신 십자가를 알고
우리에게 예비하신 기업의 풍성함이 확정적이지만
그것을 소유하는 것은 얼마나 쉽지 않은가이다.
현실의 무게와 믿음 사이에서 우리는 언제나 갈등한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믿음이니..

<12>베니스의 편지 #2

관광지로 유명한 베니스,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한적한 거리를 걷고 싶어서
밤을 기다려 명경이와 산마르코광장까지 걸었다.
부산했던 가게들은 문을 닫고
몇 개의 커피숍만이 손님을 받고 있었다.

비엔나에서 비엔나 커피를 마셨듯,
베니스에선 카푸치노 한 잔은 먹어야 하는데,
둘 다 말만 많을 뿐,
커피 한 잔에 큰 돈을 쓰기가 아까워서
이 골목 저 골목을 두리번 거렸다.
그렇게 사람 없는 빈 거리를 한참 걸어 다녔던 것 같다.

다음날, 베니스를 출발해서 밀라노를 거쳐 인터라켄까지 들어가야겠기에
아침 일찍 숙소에서 출발해 산타루치아 역으로 나갔는데
.. 열차 파업이었다.
오후 3시에 있는 첫 차를 다시 예약했다.
5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눅눅한 더위를 피해서 노천카페에 들어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소원했던 커피를 주문했다.
우리가 전날 걸어 다니며 보았던 풍경을 앉아서 보게 되었다.
바쁘게 장소를 옮기는 사람들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상점에서 엽서를 사다가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한 장 한 장 엽서를 썼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에게도, 하나님께도 엽서를 썼다.
우리가 이 여행을 끝나고 한국에 도착했을 때
우리가 써 보낸 편지를 보고 이 날을 떠올리겠지..

– 하나님 아빠에게
초등학교 이후로 펜으로 편지 쓰는 건 처음인 거 같은데
이곳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하심
귀한 남편을 주시고^^ 감사해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들
선물 주심도 너무 감사해요.
처음, 프라하에 도착했을때는
모든 게 신기하고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우리를 봅니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선물이 그렇겠지요.
주신 집도, 차도, 옷도, 먹을것도..
끝까지 감사하며 살게 해주세요.
우리 가정의 주인, 아빠가 되어 주세요.
사랑해요. 다른 무엇보다 사랑해요.

비엔나 노천카페에서 명경이가..

<12>기찻길 옆 오막살이

치칙폭폭.
노란 물감을 칠해 놓은 나무 장난감 같은 기차는
부지런히 산 꼭대기를 향해 달립니다..
태엽이 감기듯 마을 사이를 타고 오르는 기찻길
그 막다른 곳에
눈물 겹게 그리운 당신이 날 반기고 있을 것만 같아요.

하늘

하나님.
진짜가 되고 싶어요.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살고 있지만
그것이 내 목적과 내 이유가 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나도 하나님을 위한다고 하지만
나를 위한 것이 너무나 많음을 고백해요.
내가 완전히 순전하여 질 수는 없겠지만
날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민감하여 거기에 집중하고
순종할 때 내 안에 그리스도로 인해
주님의 나라가 내가 밟는 땅에 이루어 지는 것을 믿습니다.

광야

내 안에 고민이 있는가.
진정한 해갈은 주님께로부터 비롯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의 원류가 되시기 때문이다.
주님이 내 삶에 주 되심을 인정하는가.

진정 내 안에 지혜가 있다면
근본이신 그 분께 시간을 보내라.
신원하여 달라고 떼를 써라.
그 분은 나의 천부 이시다.
지류는 현상일 뿐이다.
현상 앞에 겁먹지 마라.
믿음으로 걸어가라.

김순식 할머니.
몇 십년동안 아들과 함께 외국에 살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마지막은 이 땅에서 보내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의 소원을 듣고
아들은 자식들을 두고 한국땅으로 모시고 오셨다.
88세의 나이. 세월이 그려진 손을 찍고 싶었다.
여전히 소녀같은 할머니의 미소가 반지에 어려 있다.

숨결

꿈에 그리던 나라
그 땅의 흙 냄새는 어떠할까요?

심장의 고동소리를 따라
당신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저 멀리

||1우즈벡 타쉬겐트 공항을 경유하는 우즈벡 항공
열 몇 시간의 비행시간 끝에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12년 전에 우즈벡을 밟은 적이 있다.
그 후로 하나님은 내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쳤고
셀 수 없는 은혜를 베푸셨다.
그리고 그 땅을 경유한 후 이스라엘.
지금 인생의 경계선을 다시 그어주기를 소망했다.
지금 나는 애써 작용하려 들지 않는다.
워크홀릭처럼 작용했던 나는 기다리고
내 안에 주님이 작용해주시기를..
더욱 분명한 그 나라의 경계선을..

피곤해서 감기는 눈으로 모든 풍경을 보려 애썼다.
내가 달리는 이 땅이 바로 당신이 걸었던 땅이 아니던가..
계속되는 도로를 지나 저 멀리 뵈는 예루살렘.
그 땅이 다가올 때의 쿵쾅거림을 상상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