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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d #5

아프리카 여러 국가를 만나왔지만 차드가 가장 비참하다.
지부장님의 4륜구동차도 차드의 험한 길을 버텨내 주질 못하고 곧잘 퍼져버렸다.,
50도의 불볕더위는 의욕과 체력을 고갈시키고,
쩍쩍 갈라져 있는 땅을 보면 한숨만이 새어나온다.

거쳐 간 다른 곳보다 더 험하고 아픈 땅이라면 이곳에 가장 많은 돕는 손길이 있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 반대다.
험한 조건과 불안정한 정세(몇 달 전에도 내전이 있어서 지부장님은 본부를 지키고,
나머지 가족들은 급히 인근국가로 대피해야만 했다.)와
근접성이 떨어지는 바람에(예를 들면 한 마을과 마을을 잇는
도로가 정비되어 있지 못하는데다 이정표가 없어서 ‘감’으로
길을 찾아야 할 때가 많다. 게다가 비라도 내리면 길이 변하기 때문에
기억력을 믿을 수도 없다.) 이곳을 돕는 손길은 드물다.
조금 힘들고, 근접성이 있어서 돕기도 좋고,
오고 가며 홍보하기도 좋은 곳을 구호단체가 선택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힘든 곳은 구호단체들도 피하는 것이다.

뜨거운 날씨 때문인지 차드의 사람들은 쉽게 화를 내고, 성격이 급하다.
하지만 어느 나라보다도 순박한 사람들이라
차를 타고 마을을 지나면, 누구나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이곳은 아직 도시라고 부를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아서
쓰레기촌락이 형성되어 있지도 않다.
케냐의 쓰레기촌은 숨이 막힐 만큼 비참했다.
이 나라는 수도조차도 아직 쓰레기 촌이 조성될만한 쓰레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질서가 잡혀 있지 않는 혼란한 이 나라에서
이 땅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내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지부장님과 함께 있다가 현지인이 새치기라도 하면
현지인모양으로 버럭 화를 내신다.
처음에는 그 모습이 낯설었다.
동네 건달들이 시비라도 걸면, 똑같이 맞서서 대응하고,
정부기관에서 뇌물을 요구하면 소리를 질러가며 맞서 싸우신다.
그러면 정부에서는 이 나라를 떠나라고 협박까지 한다.
그러면 마음대로 하라며 맞선다.
재미난 일은 그렇게 맞서 싸운 후에 한결같이
그들은 이 사내의 친구이자, 우군(友軍)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현지인들이 그 진정성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저 좋은 일 하기 위해 머무는 나그네가 아니라
차드를 정말로 사랑해서 목숨 건 사람이구나. 라고..

며칠 머물렀을 뿐인데 지부장님과 사모님은
우리의 방문을 통해 너무나 많은 위로를 받고 있단다.
며칠 전, 지부장님의 종기를 위해 기도한 것이 다음 날부터 치유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계기를 통해 매일 밤, 나는 이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는 것이 약속처엄 되어 버렸다.
지부장님의 치유를 보며 생각했다.
수인성 질병 때문에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손 얹고 기도하면 얼마나 좋을까.
코끼리 코처럼 붓고 늘어져 있는 아이들의 배곱과
병든 물에 손 담그고 기도하면 어떨까?
하지만 아버지는 내게 그보다 더 귀한 일이 있다.는 것을 말씀해 주셨다.
얼마후 떠나야 할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난 후 이 곳에 남아 계신 지부장님을 통해 이 일이 이루어지는 것.
얼마나 기쁘고 놀라운 일인가?
주의 신이 이 사내에게 임하여
이 병든 땅 가운데 희년이 성취되는 것.
나는 매일 밤, 이 기도제목을 가지고 이 가정을 축복하게 되었다.

까만 미소

아프리카에서 만난 어린 내 친구들.
까만 피부, 하얀 이, 노란 손, 빨간 심장을 가진 개구진 미소.
그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뜻은 자명하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_ 살전 5:16-18
날마다 기뻐해야 겠지만
특히, 낙망하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더욱 (기뻐하고 ..)그러할 것이다.
우리의 감정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이런 순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를 바라는 것이다.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절망의 땅에서 드리는 까만 미소를 받아주세요..

빨래

오랜만에 (어제) 찍은 사진 한 장으로 인사 드립니다.
며칠간 저도 아팠고, 아내도 아팠답니다.

어제는 아픈 아내를 처갓댁에 데려다 주고
그 곳 옥상에서 봄볕을 누렸습니다.
그 곳에는 내가 좋아하는 빨래가 널려 있었습니다.
세계 곳곳을 다니다가 빨래가 널린 풍경은 늘 제 발걸음을 잡습니다.
그 널린 모양들을 보며 식구들의 수와 생김새가 그려지기 때문이지요.

햇볕냄새를 아시나요?
주말이 되면 아내와 함께 이불을 몽땅 걷어서 옥상으로 가지고 갑니다.
팡.팡.팡. 소리나게 털고는 한나절 널어놓습니다.
늦은 오후. 그 이불을 다시 제자리로 가지고 오면은
안방에 햇볕냄새로 가득하답니다.

아내를 처갓댁에 맡기고 처음 만난 주말.
우리집이 이렇게 허전했었는지. 빈공간을 햇볕냄새로 채웁니다.

아이들

낯선 길을 한참을 걸었다.
문명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얼마나 기운 없고 생기 없고 웃음을 잃게 만드는지..
에리히 프롬의 말처럼 만약 아이들이 병들었다면
그것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지 못한 것에 대한 복수가 아닐까?
낯선 나라에서 숲속 요정들을 만났다.

차드에서

차드에서의 촬영은 어려웠다.
다큐 사진이라면 이런 핑계가 없어야 하겠지만
일단 가장 기본적인 노출이 문제였다.
사람들의 얼굴은 새카맣고, 햇볕은 수직으로 내려쬐는데다
배경은 하얗고, 그래, 배경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황량하고 갈한 들판,
나는 그 속에서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배경을 살리고 싶었는데 표정이 안 보이고,
얼굴을 살리자니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어젯밤, 아내에게 아프리카에대한 몇 가지 단면을 보여줬다.
한 나절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내는 안타까워하며 슬픈기색을 보이고 있다.
절대적인 빈곤, 그것 자체는 정말 슬픈 일이지만
아프리카. 라는 단어 이면에 그들만의 얼마나 큰 행복감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나는 사진으로 그 이면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그들을 향해 슬퍼하는 여러 종류의 가치들이
우리의 풍요로움에 근거한 것들이기에
비교해서 얻는 우월감 역시 서로를 슬프게 하는 일이다.

이번 아프리카 여정에서 한국 친구들을 만났다.
그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무언가 주고 온다고 생각했는데
도리어 값으로 매길 수 없는 풍요로움을 안고 왔단다.

친구 끼리 그저 손을 맞잡고 왔을 뿐이다.

골목과 빨래를 따라 걸으면

아프리카에서의 한달간의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고
계획에 없던 잔지바로 이동했다.
아프리카 노예매매의 서글픈 이야기가 어려 있는 땅.
불과 몇 백년 사이의 일들이다.
덕분에 아라비안과 인디안. 여러 문화가 뒤섞여 있는 이 섬은
어느새 관광명소로서 자리매김했고
유럽사람들은 신혼여행지로 이 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 낯선 땅에서 내 지도와 나침반은 골목과 빨래다..
골목을 따라 걷게 되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빨래를 만나면 그 집에 사는 식구들의 생김새며 냄새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유난히 하얀눈과 이로 웃어 보이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어쩌면 이 아이들이 내 목적지인지도 모르겠다.

탄자니아_잔지바

Chad #1

에디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10시간 넘게 대기했다.
지난번 아프리카 촬영 때 뭄바이공항에 갇혀 지내던 2박 3일이 생각난다.
아프리카 항공은 사람들이 좌석에 가득차야 출발하기로 악명이 높다.
이륙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빈자리가 있으면 만석이 될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빈 자리를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 항공사에서는 늘 과잉으로 예약을 받는다.
그러다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몇 명씩은 예약이 취소되기 마련.
그래서 항의라도 하게되면 ‘왜 컨펌을 위한 리컨펌이 없었느냐‘는 식이다.
예약한 후, 컨펌까지 해놓은 좌석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지만
지난 번, 이런 이유로 비행기를 놓친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마음 편히 생각하기로 작정했다.
이런 사건들이 아프리카의 정서를 몸에 익히는 첫 관문인 셈이다.
무슨 국제선 비행기가 시골완행버스 마냥 이리도 정겹냐고 생각해 버리면 되는 것이다.
이미 10시간을 기다렸는데, 몇 시간 더 기다린다고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내가 타야 할 은자메나행 비행기는 사람을 가득 실어 이미 떠나 버리고,
정체불명의 조그만 비행기 하나가 터미널을 서성이던 나를 태워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차드의 수도, 은자메나에 도착했다.
공항에서는 늘 그렇듯 우리가 가진 짐을 문제삼아
어떻게든 이권을 취해보려 군인들이 트집을 잡았다.
또 한 시간동안을 지체한다.

겨우 숙소에 돌아와 샤워하고 누웠는데 코잔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밤도 더운 이 나라. 드디어 도착했구나.
내일이면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 기대와 밀려오는 피로감으로 지난 짜증들은 쉽게 잊을 수 있다.

샘물

사진을 찍는 짧은 여정이긴 하지만
지금껏 아프리카 6개국 정도를 다녀왔습니다.
아프리카라면 다 비슷할 줄 알았는데
각 나라마다 사람들과 성격과 나라의 풍경과 가난한 정도가 다르더라구요.

예를 들면, 탄자니아에 기업 리서치로 오신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들은 케냐에서 탄자니아로 넘어오셨고, 저희는 차드에서 탄자니아로 왔습니다.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케냐도 못사는 나라 같았는데 탄자니아는 아예 빈민촌같은 기분이 든다.
라고 말한 반면에, 저희는 차드에서 탄자니아로 왔더니 마치 휴양지와 같았습니다.

이 말조차 제 짧은 경험을 빌린 것이기에 피상적이겠지만,
어쨋든, 제 마음에 있는 소망을 따라 말하는 것이니까요.

오늘 연락한 동역자는
한 단체를 통해 꾸준히 아프리카에 사는 이들을 돕고 있는데
그 단체를 통해 우물을 파는데 700만원의 돈이 든다고 합니다.
그만큼의 돈이라면 사실 제가 엄두를 못냈을 지 모르겠습니다.
며칠 후까지 지불해야 할 등록금만도 제게는 부담스런 금액이니까요.

그런데, 차드는 손에 잡힐만한 금액이라 더욱 용기가 납니다.
더군다나 이 나라는 내전의 위험이 있고, 접근성이 용이하지도 않는터라
NGO단체들 또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 곳에서 긴밀한 교제를 나눈 선교사님은 소명이 있기에 그 곳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 척박한 땅은 겨울이었지만 50도의 뜨거운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물이 너무도 귀한 곳입니다.
하지만 그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150m 깊이의 깨끗한 물을 파서 펌프를 설치하는데 
약 400~4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설치, 수질검사 그외 유지관리및 교육등.)

 

그 곳에서 수인성질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입니다.
얕은 우물물을 마시거나(화장실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곳이라 얕은 물은 땅속에 오물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냥 강물을 퍼마시고 사는 아이들.
제가 있는 동안 몇 번의 큰 비가 내렸습니다.
상수도 시설이 정비되지 않아서 밤사이 비로 동네가 물이 가득했습니다.
이렇게 물이 가득한데도 정작 필요한 물은 부족하네요.
가장 근원적인 치유와 회복은 배 깊은데서 솟아나는 생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선 죽어가는 이들을 살리는 것도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생각에서
아주 천천히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어제 현지 선교사님과 통화하며 이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그 분이 도리어 제게 고마워 어쩔줄을 몰라 하십니다.
과연 누가 고마워야 하는걸까요..
모두가 서로에게 고마운 일을 올해 안에 치뤄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Chad #2

잠이 슬핏 들었나 싶었는데 갑자기 온 몸에 물세례가 퍼부어졌다.
창문이 퍽. 소리를 내며 들썩거릴 만큼의 강한 비바람이었다.
순식간에 한 쪽바닥에 물이 고일정도로 물이 들이닥치는터라
난 창문을 부여잡고 애쓰는 방법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칠흑같은 밤에 번쩍이는 번개빛에만 의지해서 상황을 살펴야 했다.
물에 폭삭 젖은 나처럼 날짐승도 쉴 곳을 찾지 못해
창문앞에서 푸덕거리며 날개짓을 하고 있다.
잠금걸쇠가 부서져 버린 창문을 겨우 고정시킨 후에야
젖은 시트며, 옷가지들을 펴말릴 수 있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한 무서운 기세.
하나님이여 나를 지켜 주소서, 내가 주께 피하나이다.
어린양이 아니라 유다의 사자로써 오실 그 분의 모습을 폭풍 속에 상상했다.

아침이 되어 숙소를 나서는데
물바다가 된 마을 풍경이 기가막혔다.
상수도 시설이 구비되지 못해서 하룻밤사이 내린 비로 마을이 엉망이 된 것이다.
어제 다니던 길이 비가 내려 생긴 물 웅덩이로 1시간 이상을 돌아가야 하거나
다른 마을에 들어갔다가 비가 내리면 땅이 마를 때까지 언제까지고 기다려야만 한다.
아무리 그래도 이 곳은 한 나라의 수도이지 않은가.
수도가 이런 상황인데, 외곽지대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홍수로 물이 가득할때면 정말로 마실물은 없을텐데,..
이 역설적인 진리가 내 마음을 무겁게 누른다.

나로 인한 기쁨

아버지는 내게서 눈을 떼지 못하십니다.
나를 향한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사랑하십니다.
나로 말미암아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십니다.  – 습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