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어젯밤 꿈속에서
나는 비행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경유한 나라에 관심 있는 것들이 있어서
급히 비행기에서 내려 시장을 돌아다녔습니다.
나는 시장에서 즐거웠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온갖 신기한
물건들을 만지며 몇 개를 돈 주고 구입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비행기 안에 소중한 것을 두고
내렸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급히 비행기로 돌아가려고 달렸지만
그만 돌아가는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잃어버려서
소중한 것들도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내 손에 관심 있는 것들은
더 이상 가치 있는 물건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소중한 것을 지키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가며 
한없이 달렸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으로 값을 지불해도
비행기로 돌아가는 길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비행기를 향해 달리고 달리다가
겨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깨어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꿈속 시장에서 구입했던 진귀한 것들은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리면
더 이상 아무 가치 없습니다.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집으로 가는 길을 아는 일입니다.

북토크

오늘 강남 교보문고에서 있었던
북토크는 너무나 감사하게 마쳤습니다.
교회가 아닌 공간이라
기독교적인 경향성을
얼마나 드러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보다 더 고민한 것은
기독교인이 아닌 분들에게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입니다.

믿음, 사랑, 신실함.. 여러 가지 단어를
보이지 않는 것이라 정의하고
그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는 것들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이 주제를 가지고 사진을 매개로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멀리서 찾아와주신 분들뿐 아니라
교보문고 직원들까지 
마지막까지 주의 깊게 경청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두서없는 메세지이지만
이 말들이 씨앗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선한 열매가 
자라나길 기도했습니다.

토요일 바쁜 시간에
아주 멀리서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려요.

#교보문고강남점 #결혼을배우다 #사진세미나 #북토크 #B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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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약과 파란약

영화 매트릭스에는 파란약과 빨간약이 나옵니다.
파란약을 먹으면 가짜 세상이지만
거기서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빨간약을 먹으면 진짜를 깨닫지만 
극심한 고난을 당할 수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빨간약을 먹었지만 동시에 파란약 먹는 것을 
동경하는 인물도 등장합니다.

어쩌면 우리의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끊임없이 파란약에 대한 동경하는 경향성 말입니다.
막연하지만 진짜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는 현실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젯밤에는 믿음의 길위에 걷고 있는
후배가 내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며 걷다가
나중에 알게 된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이런 기쁨일지는 전에 알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것은
우리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기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우리가 누구의 마음을 알았다고
그것을 온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할 수 있을까요?
 
“성령은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증언합니다.” (롬8:16)
주님의 마음으로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그 분에게 속했다는 증거입니다.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의 사람이냐,
그렇지 않느냐의 
명확한 구분을
그리스도의 영의 유무로 이야기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 (롬8:9)
 
모세도 하나님의 백성의 정체성을 이와 같이 정의했습니다.
“주께서 우리와 함께 행하심으로
나와 주의 백성을 천하 만민 중에 구별하심이 아니니이까” (출33:16)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에게 있다는 바울의 말과
주께서 우리와 함께 행하신다는 모세의 말은 같은 의미입니다.
내 안에 계신 주님께 노크합니다.
그 분이 나를 살게 하십니다.
 
애굽은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하여 항상 풍요로운 땅입니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것만이 복이 아니라
오늘을 살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는 광야에서도
주님이 주시는 복이 있습니다.
복은 무엇일까요?
고생의 끝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후배가 말한 마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기쁨에
그 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나는 많이 살았는데

“미안하죠.
나는 많이 살았는데
내가 먼저 수술하게 되어서..”
 
희철이 어머니는 자신이 자녀보다
먼저 수술받는 것을 
힘들어 하셨습니다.
하지만 희철이는 뇌성마비에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서
어머니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어머니는 몇 년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한데다
작년에 암판정까지 받아서 
희철이를 돌보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아픈 몸을 돌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암투병중이었던 어머니가
먼저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웃을 수 있습니다.
작년, 희철이네를 처음 만났을 때는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희철이 형은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46살 나이에 태어난 희철이는 뇌성마비를 앓게 되었고
그로 인한 상실로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그렇게 단 둘이서 의지하고 살아가다 
갑작스레 얻게 된 암 판정과 파킨스병은 사형선고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살 수 있을 것 같다 말합니다.
꿈꿀 수 없을 때 만난 인연과 도움을 통해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
수술도 받게 되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합니다.
함께 해준 분들에게 목소리를 녹음해 나누고 싶었습니다.
 
어머니는 수술 후 몸이 많이 좋아져서
10월초에는 희철이가 수술하려 합니다.
 
올해 고등학생이 된 희철이는 
얼마전 장애인 경기인 보치아에 출전했습니다.
간단해 보이는 경기 방식이지만
몸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데
희철이 팀이 2등을 했답니다.
수술을 하고 좋아지면 전국체전에도 출전하려 합니다.
 
사실 희철이의 수술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더 좋아지라고 하는 수술이 아니라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수술입니다.
하지만 더 좋아지라고 기도하고 싶습니다.
이 가정의 회복과
이들을 향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해주세요.
 
추석을 보내면서
주변에 아픈 친구들에게 짧은 안부를 물었습니다.
꼬마 아이들에게는 카카오 선물로 맛난 치킨을 보냈지요.
 
모두 쉽지 않지만 애써 힘을 내고, 웃고 있습니다.
함께 웃으며 기도해주세요.

이제, 어디라도 괜찮아

참 많은 나라를 다녔습니다.
생각해보면 남들이 찾는 곳을
가본 적은 별로 없습니다.
티베트나 아프리카, 러시아, 몽골, 인도 같은 곳들입니다.
 
평소에도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
시간과 장소를 피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연애할 때도
놀이동산이나 남산타워,
바다 한 번을 가보지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나서야 아내와 
놀이동산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토록 기뻐하던 아내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모습을 떠올리면 그동안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미안해지곤 합니다.
 
늦은 오후,
하늘이 참 맑아서
가족들과 집 근처
미술관으로 나들이했습니다
어느새 남편이 되었고
아빠가 되면서
저도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코스모스가 피었습니다.
휘파람을 불어봅니다.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습니다.
친구의 집으로 가는 길은 먼 법이 없다는
덴마크의 격언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디든,
즐겁고 행복한 것인가 봅니다.
 
 

#이제_어디라도_괜찮아
#늦은오후
#사랑스런아내
#결혼을배우다

히스빈스X텍톤스페이스

며칠전 사당역을 지나가다
구걸하는 이가 있어서 습관처럼 주머니를 살폈는데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서 지나쳤습니다.
 
지하도를 벗어나 도보를 걸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주머니에 있는 잔돈은
그들의 것입니다.’ 라고 언젠가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주로 카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현금을 갖고 있지 않아서 
구걸하는 이를 만나도 그냥 지나치게 되었습니다.
 
쿵쾅거리는 마음 때문에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 지하철로 내려가 
잔돈은 아니지만 지갑속에 있는 얼마를 드렸습니다.
‘가장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다.’
주님의 말씀이 내 마음을 두드렸기 때문입니다.
 
히즈빈스는 
정신장애인 커피 전문가를 양성하는 회사입니다.
지난 매거진<반창고>의 특집으로 
정신장애인을 주제로 다루었을 때 그들이 가진 
어려움과 사회전반에 대한 막막한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능성 없어 보인다는 그들과
히즈빈스는 7년간이나 함께 일했습니다.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던 그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로스터,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결혼한 신랑,
바리스타인 동시에 사회복지사가 된 수많은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기록해낸 정신장애인 직업유지율은 자그마치 95%로
이는 OECD국가 평균의 약 2배 가까운 기록입니다.
 
그래서 정신장애인 가족을 둔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매일마다 히즈빈스의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정신장애인 교육의 특수한 문제와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서
그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가상현실을 다루는
텍톤스페이스와 함께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두 회사의 대표로부터 I’m Working 프로젝트를 전해 들으며
동시에 이 말씀이 생각나서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릅니다.
 
후배 박대훈과 함께 촬영하고 편집하면서도
이 말씀이 내 마음에 가득했습니다.
 
“가장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다.”
 

 

신기합니다

결혼식에 기도를 부탁받았습니다.
며칠동안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고민했습니다.
원래 원고를 써가며 기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두 사람의 중요한 예식에 
즉흥으로 기도하기는 예의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틀에 박힌 기도문을 읽기에는
제게 기도를 부탁한 신혼부부의 의도에도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며칠을 책상에 앉아 기도하고,
녹음해서 받아 적고 기도하기를 반복했습니다.
다음부터 결혼식 기도는 맡지 말아야 겠다며 투덜거렸답니다.
 
우습지만 기도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결혼을 두려워 했던 제가 결혼한 것도 신기하고
이렇게 결혼식에 초대 받아 기도하는 것도 신기합니다.
주님, 세상에 신기한 일이 왜 이렇게 많은가요?”
 
신랑은 신부에게 많은 것을 약속합니다.
이번 예식에서는 신랑이 신부를 향해
싸우고 다툴때도 그대의 손을 잡고 꿈꾸겠노라 다짐 했습니다.
얼마나 멋진 고백인가요? 
하객들은 그 고백에 부러운듯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결혼 생활이 지속되면
그런 상황은 만나기 힘듭니다.
우리는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게 됩니다.
 
“사랑해서 온 세상을 선물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결혼을 시작하는 부부에게
정답을 당겨서 말해준다면
우리를 만족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만족케 할 수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누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 
그 빈자리는 오직 주님만이 채울 수 있습니다.
일시적이고 한 번 뿐인 은혜가 아니라
이 가정의 평생을 당신의 은혜로 덮어주세요.”
 
그러면 우리는 살 수 있습니다.
나는 새롭게 시작하는 신혼부부를 향해
주님의 은혜를 구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주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결혼을배우다

식당에서 신비찾기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이 내게 이런 고민을 나누셨습니다.
“하나님이 이 일을 맡긴 이유가 뭘까요?
하고 싶지 않다고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
어느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 있는지 계속 묻고 있습니다.”
 
식당 주방을 보면 70대 할머니가 일을 하십니다.
그리고 홀에는 청소년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나는 자주 감탄하며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살아가는 것이 놀랍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들 살아가고 있나요?’
 
한 사람, 또 한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것을 보면 놀랍습니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혼자서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데
누군가를 고용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구조적인 차원으로 이해하면
다른 문제이긴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들을 향한 감탄이 있습니다.
 
내게 하나님의 뜻을 물었던 분은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살피며 마실 것을 사다 드리고,
홀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결손가정에서 어렵게 자란다며
그들에게 개인적으로 장학금도 약속하셨습니다.
진심을 알아주었는지 아이들은
약속하고 담배를 끊은지 3주가 넘었습니다.
삶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
나는 어느새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요?”
 
식당 한 켠,  
우리가 드린 기도와 질문에
하나님은 신실하게 답해주십니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은
주님의 신비와 이어져 있습니다.

‘결혼을 배우다’ 를 통해

조금 전 캘리포니아 얼바인에서
<결혼을 배우다> 책에 대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답장을 보내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내가 만나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주세요.”
이 책을 펴낼 때 기도한 제목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투박한 기도를 가지고
넉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동안
놀랍게 일하셨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이나, 
이제 애틋하게 사랑을 시작한 가정뿐 아니라
심각한 갈등 속에 있던 부부가
용기를 내어 상대에게 용서를 구하고, 기도를 청하고
이혼했던 부부가 다시 혼인신고를 하게 되고
위기 속에 있던 가정에
주님은 놀라운 타이밍으로 다가와 주셨습니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제의했을 때
매번 거절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아직 제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 분야를 공부한 적도 없을 뿐 아니라
이제 나이 마흔에, 결혼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말했습니다.
주님이 주시는 마음을 따라
사랑하고 사랑을 배워간 정도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제가 결혼에 대한 전문가라면
아마도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는
누구보다 제가 결혼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그 두려움을 해결하신 분이 주님이십니다.
나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주님께 묻고 또 묻습니다.
내가 알 수 없는 비밀이
주님께 있으며
그 비밀을 풀 열쇠 또한
주님이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결혼을배우다 #주님께배우다 #주님께속한비밀

앞니 브루스

 
온유 앞니가 흔들흔들.
그제부터 앞니에 실을 걸어 몇 번을 시도하다가
결국 밤에 강심장 아내가 거즈로 빼어 버렸네요.

“예쁘다. 우리 딸 예쁘다.”
라고 말해주다가
앞니 빠진 온유를 보고 오랜만에
“귀엽다. 우리 딸 귀엽네.”
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 자라는 게 흥미롭습니다.
잠깐잠깐 사이에 훌쩍 커버립니다.
아프리카를 다녀온 몇 주 사이에
이제는 둘이서 도와가며 샤워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아이의 고개를 뒤로 젖혀서
얼굴에 물이 묻지 않도록
아빠 엄마가 씻겨 주었는데
이제는 자기들끼리 고개를 숙여서 머리를 감고
서로의 등에 비눗칠을 하고 
수건으로 물을 닦고 로션을 바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대단치 않은 모습이겠지만
부모로써는 처음보는 낯선 장면을 보고
기절초풍 하는 줄 알았습니다.
 
백 일이 지날 무렵
목을 가누기 시작할 때 얼마나 신비로웠는지요.
젖을 떼고, 기저귀를 떼고
용변도 각자 해결하고
자기가 선호하는 색깔의 옷을 주장하고
이제는 아빠가 말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알아냅니다.
 
식사를 하다가 온유가 물었습니다.
“아빠, 예수님을 믿어도 지옥 갈 수 있어?”
“아니, 예수님을 믿으면 절대로 지옥에 가지 않아.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게 어떤 건지에 따라서
예수님을 믿어도 지옥에 갈 수 있지.
우리가 누군가를 믿는다고 하면서
사실은 안 믿는 경우가 많거든.
예를 들면..”
 
“그러면 교회에 다닌다고 다 천국에 가는 건 아니라는 말이잖아.”
“움.. 그런 말이지.”
 
아이들이 자랍니다.
주님, 신기하기도 두렵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는 걸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