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라면

얼마전, 아내가 내게 물었습니다.
“ㅇㅇ님을?우리집에 모시면 어떨까?”
하지만 그 분의 미래를 위해
긴 시간을 두고 기도하고 살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좋은 의도가 늘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두 아이의 엄마인 아내가?꺼내준 말은
가슴 뭉클할 정도로?감사했습니다.

몇 년전, 제자훈련 기간에 아내가 종일 속상에서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힘든 사람이 있을 때 우리집에 데려와 돌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내는 주님에 대한 사람으로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어린치기로 대답한 것처럼 여겨져서 속상했던 것입니다.
그 날 아내는 내게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을 각오하고 대답했는데.?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답했는데..”
그 때 나는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너가 진심이라면 지금 속상해 하지 말고 나중에 하나님께서 그런 섬길 기회를 주시면
그 때 잘 돌보고 섬기면 되는거야.
그러면 말한 그대로 너가 살게 되는 거야.
그 때는 너가 정말로 그렇게 대답할 자격을 얻게 되는거야.”

하나님께서 주신 부담감을 즉각 순종하게 되면
기쁨이 가득하지만, 머뭇거리면 주님을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담감을 묵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의 고백이?내게도 기쁨이 되어 주었습니다.

후배의 작은 학원

지방에서 작은 학원을 운영하는 후배가 하나 있습니다.

그곳에는 학원을 경영하는데 꼭 필요한 만큼의 학생들이 모여있습니다.
어쩌다 한, 두 명의 학생이 학원을 나가게 되면
학원 운영이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꼭 그 수만큼의 학생들이 들어옵니다.
매년 이것을 경험하면서 후배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했습니다.
몇 년 전, 학원에 다니던 학생의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더 이상 학원에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후배는 그 아이의 부모에게
학원비를 받지 않아도 이 아이를 계속 책임지겠노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고마운 마음에 그 후로 수년간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중학생이던 아이가 그렇게 수년이 흘러 고3이 되어 이번에 수능시험을 치뤘습니다.
후배는 아이의 대학 원서를 함께 준비하며 이렇게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네 할 일을 해내는 것 같아.”
자신의 특기란에 학원 선생님이 말해준 이 말을 적었더니
대학 면접관이 이 부분을 그렇게 칭찬해주셨다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 학원에 나오지 않아도 될 아이들이
한 달전부터 무슨 비밀작전처럼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작은 학원의 원장인 후배에게 깜짝파티를 열어주었습니다.
다 같이 옷을 맞춰 입고 스튜디오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다 함께 연극을 보고, 후배에게 온갖 편지와 노래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생각지도 못 했던 감동스러운 시간 속에서 펑펑 울고 있는 후배에게,
작전 성공이라며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좋아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나는 신앙과 믿음이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지지 않는다고 믿습니다.
작은 동네 학원에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만들어집니다.

일상의 피어나는 기도

집에 찾아온 후배와 이야기하다가 함께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기도하게 될 줄이야.”
라는 후배의 말에,
“나는 처음부터 기도할 줄 알고 있었어요.”
연륜이 새어 나오는 아내의 농담에 함께 웃었습니다.
내가 받은 복음은 기도를 통해, 우리 각자를 통해
온 세상에 열매 맺으며 점점 자라납니다.
복음은 어리석어 보여서 단 한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부족해 보이지만,
제아무리 강력한 사람과 나라와 시대가 막아서서 방해하더라도
그 역동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주일에 드리는 예배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피어나는 기도를 통해서도
열매는 맺으며 자라납니다.
“이 복음이 여러분에게 전해져
여러분이 듣고 진리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게 된 날부터
여러분 가운데서와 같이?온 세상에서도 열매를 맺으며
점점 자라나고 있습니다.” (골1:6)
차갑게 식어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가졌지만
계절을 만드시고, 성실하게 아침을 만들어 가시는 주님은
우리에게 계획을 가지고 이루어 가십니다.
그렇다면?주님의 계획과 성취를 기대하는 마음을 허락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똑같은 하루의 연속이 아니라
어제와 전혀 다른 오늘 하루를 베푸실 주님을 기대하는 마음,
그러기 위해 딱딱한 내 마음을 녹여주세요.
그래서 주님이 내게 작은 일 하나씩을 이루시면
그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고 환호하는 마음을 주세요.
아빠가 어떤 선물을 줄지 몰라서
온유와 소명이가 눈을 감고 손을 내밀면서
기쁨과 기대를 감출 수 없는 우스운 표정을 짓는 것처럼,
다이소에서 천 원짜리 장난감을 사다가 내밀어도
아이들이 크게 환호하고 기뻐하는 것처럼,
내 마음이 쉽게 판단하거나 딱딱하게 굳지 않고
주님 하시는 일에 기대하고 환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

약속했던 원고를?미루고 미루다가
더이상 미룰 수 없어서 책상에 ?앉았습니다.
제가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외출했습니다.
촬영을 제외하면 늘 함께 였는데
오랜만에 떨어져 지내게 되었습니다.
집이 너무 조용합니다.

내가 책상에 앉아 있으면
온유는 방문을 쾅. 하고 열며 이렇게 외칩니다.
“여긴 내 놀이터다!”
“아니라니까, 온유야, 여긴 아빠가 작업하는 곳이야.”
“아니다. 여긴 우리 놀이터다! 으하하하!”
그러면 온유 뒤에서 소명이가 씨익 웃으며 등장합니다.
소명이는 프린트 버튼을 마구 눌러대고,
온유는 아빠가 앉은 의자를 흔들고 빙글 돌립니다.
정말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그러면 엄마가 정의의 사도처럼 나타나서는 두 아이를 끌고 방을 나갑니다.

그네 들이 떠나가고
조용해진 방에서 혼자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습니다.
집이 너무 조용합니다.
조용한 공간을 그리워했지만
그보다 아내와 아이들이 더 그립습니다.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온유가 짠. 하고 나타날 것 같습니다.
“여긴 내 놀이터다!”

우리 딸, 온유
종이비행기 타고 잠깐 날아와
아빠가 앉은 의자를 흔들어 주지 않겠니?

언젠가, 주님과 함께 하던 시간이
만져지지 않을 때
그 시간을 얼마나 아파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주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면
다른 어떤 결핍도 감당할 수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함께 할 때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빈 자리를 통해 더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장발장과 자베르

마음이 아픈 친구가 생각이 나서 먼 땅으로 메일을 보냈다.
요즘 그는 아침에 햇볕도 씌고, 새도 본단다.
함께 떠난 여정에서 만난 네팔소년이 여전히 그의 마음에 살아 있다는 답신이 왔다.
그는 자신의 선이 타인에게는 악이 되는 것을 보며 사는 것을 힘들어 했다.
벌써?칠 년이 넘도록 나는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오늘도 그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기대한다.
왜냐하면 아픔을 통해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기?때문이다.

“.. 하물며, 사람도, 권력도
그 힘의 긴장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며
..선과 악은 늘 공존하지만
그 힘의 긴장을 통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이루신다고 믿어요.

며칠전 아내와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어요.
정말 몇 년만에 본 영화였지요.
누군가의 말처럼 VIP석에서 뮤지컬을 본 것 같았습니다.
영화속에서 장발장의 회심과 변화,
그리고 마지막 자베르의 죽음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옳은 것을 선택한다기 보다는
옳아 보이는 것을 선택하는데
그 기준?또한?늘 주관적이지요.
그 주관적인 선택에는 자기 합리화가 있어서
그 선택을 객관적이라 여기지요.
그 생각을 바꾸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요.

그 큰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늘의 작은 변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정말 하찮아 보이는 순종.
그 순종을 통해?하나님의 때에
놀라운 당신의 일을 이루신다고 믿어요.”

사람은 사랑이 아니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죄인이라는 말…

특별함은

디자이너인 수진누나와
2016년 캘린더 디자인과 감리 때문에
요즘 자주 만나서 회의와 작업을 합니다.
수진누나는 하나님이 내게 주신 감동을
어떻게 행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만나게 되었습니다.

십여년 전의 일입니다.
저녁에 기도하는데
내 사진과 글로 엽서를 만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마음을 순종하기에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너무 막연했습니다.
다음날 기도회에 나가서 기도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누군가 내게 인사하며 이렇게 말해주었습니다.
“혹시 엽서 만들일이 있다면 내가 도와줄게요.”

그 이후로 십여년간 함께 기도하는 귀한 동역자가 되어주었습니다.
하나님이 내게 붙여주신 사람들과
이런 일상속에서의 우연찮은 만남들이 많습니다.

이번 캘린더에는 다른 때보다 임가공 작업이 더 많이 들어갑니다.
매해마다 전에 없었던 캘린더를 만들기 위한 수고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나무를 벌목하는 시도까지 하게 되었지요.
어쨋든, 임가공 작업을 넘긴 다음날에야 인쇄소 사장님이
죄송해 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기계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미처 말을 못해주었다고,
그러면 비용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수진누나와 함께 이 일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일부러 비용을 늘릴 필요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아주머니들에게도 일감을 줄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주머니들이 작업을 하시며
하루 종일 사진과 글을 읽으실텐데,
이 일이 참 감사하다며 수진누나가 이야기했습니다.

내 사진을 특별하게 생각해주는 누나이기에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나는 내 사진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훨씬 우월하고 탁월해 보이는 사진들이
세상에 가득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내게 일러주신 감동을 기억합니다.
‘기도하며 사진찍었을 때
그것은 특별한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기도하며 찍은 사진들, 기도하며 쓴 글들..
서로 대면하지 못했지만
캘린더를 만드는 과정중에, 임가공하는 분들에게도
우리 주님이 뜻하신 일들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 다음주 초부터 2016년 캘린더 사전예약을 받을 예정입니다. ^^

너무 반가워서 안아주고 싶어

막내소명이가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자라난후,
하루에도 몇 번씩 재미난 상황극이 벌어집니다.

1.
어젯밤에는 아빠가 자기와 놀아주지 않아서
화가난 소명이가 말했습니다.
“에잇! 아빠 방을 없애버릴까?”
“왜?”
“아빠는 자꾸 일만 하잖아.”
“소명아, (아빠가 일을 하지 않으면)
그러면 우리 가족은 밥도 못 먹는데?”

“아휴. 아빠는 정말,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부엌이 아니라 아빠 방을 없애버린단 말이야!!”

2.
마음이 급해서 이리저리 빨리 움직이는 아빠를
지켜보던 소명이가 말했습니다.
“아빠는 왜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거야?”
“응? ?아빠는 번개같으니까,”
“아휴. 아빠는 정말 몰라서 그러는거야?
아빠는 번개가 아니라 사람이잖아!
자꾸 거짓말하는 것 아냐!”

3.
소명이 앞에서 아빠는 자꾸 이상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온유는 이렇게 자라나는 동생이 너무 사랑스럽나 봅니다.
소명이의 대화를 지켜보며 흐뭇하게 눈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다가 빼빼로통을 보고는 아내와 한참을 웃었지요.
빼빼로 뒷면에다가 온유가 소명에게 귀여운 편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소명아, 사랑해 축복해
너 삼월달에 유치원에 간다며?
넌 너무 귀여워서
누나가 유치원갔다왔을 때
너가 너무 반가워서
안아주고 싶어.

누나가.”

온유가 소명에게

택배 박스 안에서
온유가 수다스럽게 떠들고 있습니다.
가만히 듣다가 빵. 터졌습니다.?ㅎㅎ

“뭐야 이소명!
너 누나가 아기일 때
왜 엄마 뱃속에서 빨리 안 나왔어!
너가 안 나와서 누나는 놀 사람이 없었잖아.
그동안 얼마나 심심했는지 알아?
왜 빨리 안 나왔어!
이런 개구쟁이 녀석 같으니라구”

_ 네살 온유가 두살 소명에게

사랑하라고

(온유가 네 살때) ?가족예배를 드렸습니다.
오늘 본문은 어린이 성경으로 십계명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셨어요.
.. 또 사람을 죽이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의 부인이나 남편을 사랑하면 안 된다.”

“아빠!”
“응?”
“왜 사랑하면 안된다고 말해?
하나님이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잖아.”

“음.. 그러니까 말이지..
하.. 그러니까.
음.. 부인이나 남편은 서로 나눠 가지는게 아니라서 그런거야..
공주님에게는 왕자님이 한 명 뿐이잖아. .. ”
(하… 온유야 설명하기 힘들구나. ..)

꼭 해야 할 일들

아내가 보내준 사진이예요.
어젯밤에 기도하는데,
온유와 소명이가 양쪽에 달라 붙어서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웃겨서 아내가 사진찍었다고 해요.

온유는 온유대로 자신의 기도를 하고,
소명이는 아빠 기도를 흉내내며
기도반, 장난반 해가며 무릎꿇었습니다.
어떻게 기도했는지
세 명이서 나란히 허리살 빼꼼히 보이는 사진을 보며 얼마나 웃기던지요.

밀려있는 일이 많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라는 말은 자기경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변명이라지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지만
그 일 때문에 가끔 우리 아이들이 뒷전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절박감도 생깁니다.
아이들을 잘 돌봐주는 자상한 아빠는 아니지만,
잠자리에 누운 온유의 수다를 가만히 들어 주었습니다.

아빠 하늘색 하면 무슨 생각이 나?

아이들은 내가 궁금해 하는 질문을
자동판매기처럼 답하지 않습니다.
“온유야, 어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의 일상을 물어 보아도
자신들의 관심에 집중되어
내 질문에 단답으로 끝나버릴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때는 자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당장 할 일 많은 아빠는
아이를 진정시키고 그 이야기를 다음으로 미뤄야 할까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지금이 아니면 그 무한한 상상력을 언제 엿볼 수 있을까?’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어떤 일일까요?
그래서인지 꼭 해야 할 일들이 자꾸만 늘어갑니다.
내게는 정말 시간이 부족합니다.
잠을 줄여서라도 꼭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