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좋은 노래와 연주를

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노래를 잘 부르거나, 악기를 잘 다루는 것을 부러워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들의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글을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그건 왠지 글이나 그림은 마음에 있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말로는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 그런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습니다.

마음에 있는 생각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요.

하지만 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선 하나 제대로 긋지 못했고,

눈도 색약이라 피부색 하나

제대로 칠하지도 못했습니다.

저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생각했죠.

사람들을 모아 사진학교를 열었을 때

전 사람들에게 ‘좋은 사진이란 그냥

보기 좋은 사진이 아니다’ 라는 것을

자주 강조해서 말했습니다.

온통 흔들린 사진이라도
말하고자 하는 진심이 담기면

사진은 언어로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믿거든요.

그 진심만 제대로 담았다면 흔들린 사진도 좋은 사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 역시 그렇다는 것을
한참만에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나이 마흔을 바라보며 처음 물감을 사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피부색을

정확히 찾아낸다거나

선을 정확하게 긋는 기술적인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사진과 마찬가지로 내가 그린 그림 안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담으려 애썼습니다.

친구들의 얼굴, 노숙자 아저씨,
강물을 해맑게 마시던 아프리카 아이들이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가는 모습들,

그리고 이삭의 얼굴.

이런 모습들이 마음 속에 떠올랐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내가 만났던 아프리카 친구들과 그 풍경을

그림에 담았습니다.

여전한 그들의 아픔과 눈물이 조금이라도

씻겨지길 바라며 말입니다.

그렇게 그린 아프리카의 풍경으로

그림전을 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함께 울고 웃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림전을 마칠 때 즈음에는

아프리카에 우물을 자그마치 29개나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림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우물 앞에 이런 문구를 새긴 팻말을 붙여 놓았습니다.

“Your tears can make a water well in Africa”

2015년 10월 차드에 방문했습니다.
특별히, 우물을 보고 싶었습니다.
보통 우물은 오전이나 오후에 사용하기 마련인데,
45도의 뜨거운 한 낮인데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이 우리가 만들어준 우물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괜히 생색내고 싶지 않아서
우물 앞 현판을 정리하거나, 일부러 연출해서 사진찍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잘 사용하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다시 아프리카 차드에 우물을 만들기 위해
내년 3월을 목표로 개인적으로 비용을 모으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를 부탁드리지 않는 이유는
우선 저부터 어느 정도의 비용을 모은 후에 부탁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함께 하길 원하시는 분은 메일 주세요. ^^
(eoten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