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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래하는 풍경 #3

113

과연 내가 할 몫은 어디까지인가?
중학교 때, 예수님이 기뻐하실 일을 한다고
온 길거리를 쏘다니며 쓰레기를 주웠다.
그렇게 몇 시간을 보내다가
나는 과연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할지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지쳐만 갔고
나는 밑을 알 수 없는 구덩이에 빠진 기분이었다.

성경은 내게 끝없는 숙제와 같았다.
한 예로 예수님은 ‘가장 작은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가장 작은 자는 누구이며,
그런 사람은 세상에 너무나 많은데
마치 온 길거리의 쓰레기만큼이나 많은데
도대체 나더러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그래서 나는 순종하는 것이 두려웠다.
시작했다가 중간에 발을 떼는 것보다는
아애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숲에 잘려 나간 나무를 보며, 살아가며 알게 되었다.
완전히 깨끗한 절단면이란 것은 없다.
나는 내가 사진을 찍으며
사랑의 대상으로서 사진을 찍는지,
기록의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지,
고민하는 한 달 간 사진 한 장을 못 찍을 만큼 심각해졌다.
하지만 한 달이 되던 날,
집 근처 흐르는 개천을 사진으로 찍은 후
마법의 봉인이 풀린 것처럼 다시 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어떤 명확한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답 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라는 것을.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문제 있는 인생이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문제없는 인생이 문제이다.
고민 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민과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내 안에는 주님을 향한 순수한 열망뿐 아니라
수많은 욕망과 절망, 삶의 질척거림이 한데 얽혀 있다.

인생에 깨끗한 절단면이란 것은 없다.
완전히 깨끗한 사람도 없고,
완전히 절망인 사람도 없다.
그래서 완전한 기대도, 완전한 정죄도 있어서는 안된다.
오직 주님만이 완전하시다.

[내가 노래하는 풍경 #3]

내가 노래하는 풍경 #2

112

나를 두렵게 하는 수만 가지 두려움이나
내가 겪은 어떤 큰 고통도
나를 완전히 죽이지 못 했다.
오히려 그 시간은 나를 단련시켰다.

내가 아는 한,
가장 큰 고통을 경험한 욥조차도
고통으로 인한 파멸이 완전한 파멸을 의미하지 않았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욥의 고백처럼
나의 가는 길은 오직 주님이 아신다.
내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나를 두렵거나 고통하게 하지만,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신다는 사실은
고통 가운데서도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내가 노래하는 풍경 #2]

내가 노래하는 풍경 #1

111

홀로 있는 시간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
내 마음의 여정(旅程)이 조성된다.

다윗은 이름 없는 막내에 불과했지만
선지자 사무엘에게 기름부음 받았다.
하지만 왕이 되기까지는 13-14년의 시간이 걸렸다.

수많은 환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를 한 번도 놓치지 않으셨다.
사울에 비해 다윗은 형편없는 스펙을 가졌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마음을 조성했고
하나님은 그를 ‘내 마음에 합한 자’라고 부르셨다.

[내가 노래하는 풍경 _ #1]

소설가 이승우는 <식물들의 사생활>에서
나무들은 구도자처럼 하늘만 우러르며 고요하게 서있지만
그 내면에서 들끓고 있는 욕망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의 글 앞에 얼마나 많은 울음을 쏟아야 했는지 모릅니다.
천만 개의 욕망의 뿌리들 속에서
하나님이 내 마음에 던지시는 선언적인 메세지들이 있습니다.

내 일기장에는 여러 제목들이 붙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내가 노래하는 풍경’입니다.

길을 걷다가
‘나는 이렇게 걸어야 하겠다.’
문득문득 내 마음에 적어 놓은 말입니다.
자신에게 한 말이라 친절한 것도, 완전한 문장도 아닙니다.
벌써 작년부터 구식 타자기를 사다가,
이 말들을 타공하여 내 마음에 새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 년이 지나도록 타자기가 마련되진 않았지만
나는 여전히 길을 걸으며 걸어야 할 방향을 의심하며 문장을 만들어 갑니다.
그래서 이 공간(내가 노래하는 풍경)은 내 마음이 서성이는 지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