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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의 의도

온유는 어렸을적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합니다.
하루에 한 번은 엎드려서
그림 그리기에 열중합니다.
아끼는 동생이지만,
그림 그릴 때 방해를 하면
신경질을 내며 밀어버릴 정도입니다.
 
온유가 5살때 일입니다. 아내는 온유가 그린 그림을 보기 위해
스케치북을 넘기다가 속상해 합니다.
온유가 제대로 그림을
그린 곳이 있는가 하면,
크레파스로 마구 휘갈겨 놓은 곳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온유야, 스케치북을 왜 이렇게 쓰는 거야?

 이렇게 쓰지 말라고 엄마가 말했지?

 이렇게 쓰면 너무 아깝잖아.

 너 도대체 뭘 그린거야?”

“…바람 그렸어. 태풍도 그렸고.”

 

엄마의 호통에 온유가 작은 소리로

답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미안해.”

어른의 눈에는 그저 마구 휘갈겨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림에

이런 의도가 숨어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사랑하라고 맡겨주신 아이들

아내가 어머니와 통화한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설날에 온유와 소명이가 예의없이 행동해서
혼낸 적이 있는데 외할머니가 보시기에 짠했나 봅니다.
그래서 더 사랑해주고, 더 아껴주라는 말을 해주셨다고 합니다.

일찍 돌아가신 장인어른은
사역 때문에 일주일 내내 집을 비우셨습니다.
어머니도 사역 때문에 항상 바쁘셔서
아내는 졸업식에도 함께 해주는 이가 없었고
비가 오는 날에도 배웅하는 이가 없어서
늘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딸을 제대로 못 챙겨준게 늘 미안했는데
아내가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떠나는 날에
떠나는 딸이 한없이 그리웠다고 합니다.

막상 돌봐줘야 할 때는
본인도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렇게 해주지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후회스럽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작년부터 네팔과 차드, 필리핀과 러시아를 오가며
집을 비운 시간이 많습니다.
곧 케냐와 인도로 떠나게 될 것 같습니다.
다녀온 뒤에는 아프기도 했고
밀린 여러 작업들을 하느라 바쁘기도 했습니다.
막내 소명이는 아빠방을 없애버리자는 이야기를 종종합니다.
그래야 아빠가 일하지 않을거라며 웃어댑니다.
일이나 사역 때문에 아이들이 밀리지 않기를
주님이 사랑하라고 맡겨주신 아이들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매일 기도합니다.

온유가 며칠전 유치원을 졸업했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자랐습니다.
아빠 수염 때문에 따갑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아빠와 뺨을 부비며 뽀뽀하고
사랑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내가 노래하는 풍경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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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부모는 아이에게
적당한 눈물과 슬픔과 스트레스를 줄 수 있어야 한단다.

아이에게 그것을 줄 수 없다면
아이는 눈물과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또 다른 결핍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내가 노래하는 풍경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