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달그락거리는
철길소리만 들립니다.
얼마나 달려왔는지 알 수 없을 만큼
길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난 더 많은 것을 만지고
더 많은 냄새를 맡아 보려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오늘처럼
철길을 따라 달리지 않아도,
내 집 좁은 방에서도 이 모든 풍경을
만날 수 있을테니까요.
어쩌면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쉼 없이 달려왔지만 늘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 같고,
한참 동안 터널을 지나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얼마나 더 걸어가야 할지,
어디쯤에 서 있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도, 내가 걸어온 길들을 돌아보면
제법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상상은 내가
걸어갈 방향을 알려줍니다.
같은 자리라 해도
구름이 지나고 바람이 불면
전혀 다른 곳처럼 느껴지듯이,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