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만난 두한이는
거칠어져 있었다.
당연히 며칠동안 집에도 안 들어갔으니.
안 옷깃의 흰 부분이 눈에 거슬려 잠바 속으로 집어 넣었더니
이내 손 끝에 냄새가 묻어 나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후각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이제 앵벌이짓은 안한단다. 다행이다.
뷰파인더를 통해 들여다 본 두한이에게서
거친 남자의 느낌을 받았다.
귀찮은 듯한 이 놈을 애써 붙잡아
몇 컷을 더 찍었다.
이런 사진이 앨범의 한 켠을 차지 한다는 것이 기분 좋다.
이내 겁먹은 맹한 표정으로 돌아 오긴 했지만.
이 놈의 거친 느낌이 좋았다.
비가 온다.
오늘은 어디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