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범이 다 떨어 졌다는
재완형 목소리가 부드럽다.
예.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끙끙 거리며 서른 개 정도를 가지고 왔더니
많이 가져 왔다고 개새끼 란다.
형은 거친 말버릇 때문에 결혼 못할 거야.
동생이 이렇게 더운 날씨에 형때문에 광화문까지 나왔는데..
툴툴 댔더니 이내 미안한 눈치다.
미안하다. 천원으로 박카스 사먹어라.
꽤 더운 날씨인데도
부채가 얼마 팔리지도 않았다.
더운 날씨라서 이렇게 모질게 앉아 있는데..
이러면 날씨가 더운 게 미울 뿐이다.
오늘 장사는 이까지다.
장사를 접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교보문고에 들어갔다.
시원하다.
안마기가 보인다.
우현 형이 하루 종일 어깨가 결리 시단다.
걱정이 되어 전활 드렸더니
내일 침 맞으러 가신단다.
안마기를 만지락 거렸더니
재완 형이 호통을 치신다.
저기 가면 나무로 된 거 팔아. 사지 말아!
그래도 만지락 만지락.
난 손가락이 예민치가 않은지
시원한 곳을 꾹꾹 눌러 주질 못하는데..
재완형이 안 보는 틈을 타서 사버렸다.
집으로 오는 길이 무척이나 피곤했다.
두한이와 함께다.
두한아. 오늘은 형이 너무 피곤하니까 여기서 헤어질까?
저도 피곤해요.
그래. 두한이도 피곤하겠지.
2호선이 만원이다.
사람들에 떠밀리면서
안마기를 오늘 전해줄까. 내일 전해줄까. 고민이다.
웃는 자와 함께 웃고, 우는 자와 함께 울라..
이 말 때문에 난 안마기를 전해주러 가는 거다.
집에 돌아와서 가슴을 치며 기도했다.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도
이렇게 고민하며 결정하는 발걸음인데
아아. 그렇지 못한 이들과
어떻게 함께 웃어줄 수 있고, 울어줄 수 있을까..
그저 소망할 뿐이다. 구할 뿐이다.
아. 아. 나는 아직도 이렇게 작고 작은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