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대방역 아래 개천.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만 같았다.
아무도 찾지 않을 것 같은 곳이었지만
아이들이 있었고, 풀들이, 꽃들이 작은 생명들이 솟아나 있었고
다정한 비둘기 한 쌍과 노인들이 부지런히 일구어 냈을 조그만 텃밭들도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빠져 버릴 매력들이다.
내가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는
한참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개천의 물이 다 말라 있었다.
해질녘의 황금색 태양빛 때문에
정말로 내가 사막 한 가운데 서 있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마치 사막의 여행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