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한이는 강원도의 추억이 좋았던지
다음 주부터 교회에 나오겠다 하여
나와 함께 예배를 드린다.
원래도 교회는 갔지만, 그건 돈 벌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었다.
-두한이가 다니는 교회는 노숙자들에게 이천원씩을 주는..
잘 된 일이다.
예배 시작부터 끝까지 잠만 자서 문제지만..
내 옆에 앉아 찬양을 하고 기도를 드리다가
목사님이 설교를 시작하니 이내 꾸벅 꾸벅이다.
깨워 놓으면 졸고 또 졸고..
하도 졸기에 예배시간내내 안경통으로 통통 두들겼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고 다른 교회로 갈 준비를 하는데
– 주일날 두 군데의 교회를 가는데
하나는 맹인 친구들과 드리는 조그만 예배.
또 하나는 내 또래의 청년들이 드리는 조금 큰 예배.
두한이가 교회를 안 가겠단다.
어차피 갈 데도 없는데 왜 갑자기 안 가겠다는 건지..
“교회 가면 형이 잠 못 자게 자꾸 깨우잖아요.”
나 때문에 교회 안 간다는 말에 겁이 덜컥 났다.
“두한아 이제 부터 절대로 안 깨울게.”
“정말이죠? 약속해요..”
절대로 안 깨운다는 약속을 하고 예배를 드렸다.
이곳에서 드리는 예배는 우리 형이 찬양인도를 한다.
그게 그렇게 신기했던지, 두한이는 잠도 안자고 찬양을 따라한다.
“형이랑 형의 형이랑 목소리가 똑같다. 히히.”
관심이야 딴 데 있지만 잠은 안자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것도 잠깐. 설교가 시작되자마자 곯아떨어진다.
목사님은 열심히 설교하시고, 두한이는 사방으로 몸을 꾸벅거리며 잘도 잔다.
주위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본다.
깨우고 싶어도 약속 때문에 건들지 못하는 심정.
잠이라도 얌전하게 자면 좋으련만..
두한아. 잘 잤어?
일단 스스로 마음 먹고 나가기로 한 교회
안 빠지고 형이랑 열심히 다니자.
이렇게 한걸음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