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에서
자갈치 봉지 든 아이와 친구가 되었다.
코 끝이 빠알간 4살짜리 (이)진아
처음에는 사진 찍어 준다니
몸을 이리 빼고 저리 빼고 부끄러워하더니
카메라 배터리가 다 닳아서
더 이상 찍을 수도 없는데
사진 찍어 달라며 난리도 아니었다.
지하철의 수많은 눈들이
나와 진아를 보고 있었고
난 땀을 삐질 흘리며
마지막 남은 배터리의 힘을 모아 모아
촬영을 했다.
그 모습이 갸륵해 보였던지
진아 어머니는 오천 원짜리 한 장을 주시며
사진을 집으로 보내 달라 하셨다.
어머니는 넉넉하게 주신다고 오천 원을 주셨는데
신청을 하고 나니 오천 원이 훌쩍 넘었다.
얼마나 많이 찍어댔으면..
뭐. 원래 사진을 보내주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진아가 손을 흔들며
지하철을 내리자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고
난 피로가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