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은 죽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며칠 뒤에 있을 워크숍 준비모임에
질문을 산더미처럼 받았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
죽기 전에 갖고 싶은 것,
죽기 전에 먹고 싶은 것.
이 질문에 답을 하며 생각했다.
‘나는 특별한 취향이랄 게 없는
사람인가?’
“작가님은 죽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이 질문에 솔직히 답했다.
“나는 죽기 전에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는데요.”
“그러면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요?”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도 생각나지 않는데요.
아. 맛있는 망고가 먹고 싶지만
그렇다고 못 먹어도 아쉽진 않아요.”
“그렇다면 죽기 전에 갖고 싶은 것은?”
“라이카 카메라가 궁금하고
테슬라의 자율주행도 궁금해요.
갖게 되면 좋고, 궁금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꼭 타야겠다거나
꼭 소유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질문에 답을 하다 보니
취향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질문에 ‘죽기 전에’라는 말이 붙어서
내가 정말 갖고 싶은지,
내게 꼭 필요한 것들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원을 꼭 들어준다는 가정하에
질문을 받게 된다면
나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걱정이나 갈등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또 하나는 하나님을 더 사랑하기를.
그러나 아쉬운 것 하나 없는 세상에서
나는 하나님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나를 믿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소원은 폐기처분.
“내가 정말 죽게 되었을 때,
죽기 전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동안 바빠서 하지 못했던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미안하다는 말, 수고했다는 말,
너무 고마웠다는 말.
이런 말을 주고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수능.
어제의 긴장과 떨림은
긴 시간이 지나도 기억날 것 같아요.
그만큼 인생의 중요한 날이지만,
이 결과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수능은 인생 여정 중 작은 하나일 뿐
당신이 살아갈 인생의 성적은 아니에요.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노래하는풍경 #1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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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무탈 #오늘하나님을더사랑하게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