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기를 솔직하게 나누지 못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비정상적인 삶, 이해되지 않는 가치를 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매일의 삶을 통해 주님은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하시는 분이신지.
지난번 러시아 코스타에서
김병삼목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자매가 쓴 글을 전해받았다.
장애를 가졌지만 글을 쓰는 것이 꿈인 아이를 만나줄 수 있겠냐고 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 오늘 만났다.
그녀는 디스토니아를 앓고 있는 청순한 이미지의 아이였다.
그에게 오늘 만남은 꿈만 같을정도로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나는 이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을 줄 수있을까?
몸을 고정할 수 없어서 한 번도 제대로 사진을 찍어 보지 못한
이 아이에게, 자신이 얼마나 예쁜 미소를 가졌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는 신학을 전공하고 있다. 글을 통해 교회사역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나는 조르주루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자신의 그림을 통한 소원을 말해주었다.
너의 글이 그런 맥락에서 귀하게 사용되길 소원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너의 글을 통해 변화된다면
하나님 나라에서는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한 사람의 가치는 우리가 이해하는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그 아이 뿐 아니라 나도 오늘 천국잔치를 만난것이다.
아현병원에서 기도했다.
나는 비정기적이지만 의무감을 가지고
이곳에서 기도한다.
아버지의 뜻하신바가 이루어지기를
과연 그날이 올까? 하는 시간들을 보내기도 했지만
주님이 주신 마음에 내 걸음을 쌓아갔다.
아현병원까지는 집에서 1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
왕복 총 3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도하기 위해 걸음한다는 것은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하나님이 의미있다 하신 일에
시간과 비용을 사용하는 일은 복되다.
왜냐하면 내 꿈과 소원이 예수님께 있다면
내 걸음을 헛되게 하실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걸음을 걷고 기도를 하고 사람을 위로하면
내게 아무것도 주어지는 것이 없다.
나는 내 먹거리를 찾아 땀흘려야 한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주님이 먹이신다.
이 말은 나는 가만있어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 작업에 몰두할 때
함께 하길 원하는 업체들이 있었다.
나는 오퍼를 다 받지 않았다.
왜냐하면 한정된 시간속에 모든 오퍼를 받게 되면
내가 작업할 시간은 뒤로 미뤄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균형을 맞추는게 관건이었다.
내가 생활할 수 있는 정도를 일하고
또 나머지 시간은 작업하고 주님의 나라를 꿈꾸었다.
사실 결혼하고 나서는 위기감이 들때가 많다.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위기감인데,
말그대로 다음달에 생활비가 어떻게 될지 모른채로
나는 두려워하지 않고 소비해야만 하는 것이다.
얼마전에 나는 스스로에게 법인카드를 발행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돕고 함께 하는 시간에
인색해질 수 있는 불안한 내 마음을 발견한 것이다.
과연 내가 이렇게 돈을 지불해도 되는 것일까?
그러다가 결정한?방법이?나 스스로에게 직불카드로 이름뿐인 법인카드를 발행했다.
물론 법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장난같아 보이는 이 결정은
놀랍도록 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카드는 사람들을 만날 때 섬기고, 사역을 위한 목적이라고 명명하고
몇 달간 부지런히 나는 이 카드를 긁고 있다.
카드를 발행했을때나 그렇지 않을때나
내가 가진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돈이지만
어떤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생활비를 써야 할 경우에는 이 카드를
사역을 위한 목적이라는 저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직불카드라 내가 미리 입금해 놓은 액수가 동이 나면
나는 더이상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내 마음에서는 몇 십년이 지나도 한도초과는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아현병원에서 화요일마다 공간을 내줄수있으니
무엇이든 해보라고 말했다.
나는 고민하며 기도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나는 편하다.
하지만 주님이 원하신다면 나는 그것이 무엇이건 나는 할 것이다.
주님 주시는 마음에 순종해서 인터넷방송으로도 반년간 사람을 모아 예배를 드렸다.
그보다 더한 것도 할 것이다.
다만 내게 중요한 것은 과연 주님이 원하시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기도하자.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하자.
결국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영성일기 세미나가 있는 날, 교회로 향하기전에 김우현감독을 만났다.
우현형 생각이 나서 연락을 드리고 찾아갔다.
나는 늘 형이 고마운 존재다.
주님은 내게 고마운 사람들을 붙여주셨다.
여전히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는 선배는 내게 또 하나의 길이다.
나도 길을 따라 걷고, 나도 누군가를 위해 길을 낼 것이다.
길의 폭이 중요하지는 않다.
길이 아주 작아서 보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주님이 만족하실만한 궤적이면 충분하다.
온유가 밤마다 40도의 고열로 시달렸다.
그런 온유를 약먹여서 학교에 보내는 아내도 대단하고
아침에 가방메고 학교에 나가는 온유도 기특하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데 소명이의 기도가 귀엽다.
“누나의 열이 떠나갔으면 좋겠어요.”
소명이의 기도때문에라도 온유가 빨리 낫았으면 좋겠다.
나는 놀라운 하나님의 나라를 날마다 경험한다.
그 분은 인색하지 않으신 분이시다.
그렇다고 내가 파산하지 않는다는 말도 아니다.
그 분은 우주의 주인이시다.
그 분은 내 아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