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기도한 줄 알았는데
눈을 감으면 잠이 들었고
기도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마침 태풍이 올라오는 길목이라
종일 거친 비가 쏟아졌습니다.
자정이 넘어 공항에 도착해서
잠시 눈을 붙이고
새벽에 라마이시의 까나라간으로 출발했습니다.
비에 몸과 장비가 젖고
며칠 과로했던 피곤이 몰려와서
몸이 무겁다 생각했는데
저 멀리 집 처마에 앉아 있는
심각한 꼬마 아이를 보고는 웃음이 났습니다.
당장이라도 뛰어나가서
놀고 싶은데
이 비가 언제 그칠려나
풀 죽은채 다리만 흔들고 있는
꼬마 아이가 내 모양 같았나봅니다.
내일이면 태풍이 다 밀려난다고 합니다.
오늘 푹 쉬면 내일은 다시 날아다닐거예요.
저 아이도 내일이면 다시 뛰어놀 수 있을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