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이제 모두 잠들었다.
이 시간이 되면 하루의 잘잘못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러면 항상 가장 먼저 드는 미안함은
아이들에게 향하게 된다.
아내가 요즘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데
잠을 자는 도중에 깨면
피곤해질 테니 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잠든 엄마를 깨우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그런데 어김없이 잠들기 전 시간에
아이들은 가장 할 말이 많다.
어제는 누워서 이야기를 쏟아내는 온유에게
그렇게 할 말이 많으면
일어나서 아빠 방에 가서
이야기하자고 했더니
시무룩해졌다.
조금 전에는 온유와 소명이가
누워서 한참을 히죽히죽거리는데
쉬잇. 주의를 줬더니
숨을 죽이고 있다가 잠들었다.
내가 혼내봐야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워하겠냐만,
아이들의 가장 재밌는 시간을
내가 방해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행복감을 누릴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물론 감사하고 기뻐하지만
아무 일도 없는 상태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그런 시간은 어린아이 때만 가능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시간을 마음껏 머금어
웃고 또 웃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어른이 되는 더 많은 준비를
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웃음을 많이 가진만큼
힘들게 수고한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것이
공정할 테니.
하지만 남보다 앞서지 못하더라도
웃을 수 있는 시간에
더욱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이 살아야 할 시간을
생각한다.
하나님이 내게 말씀하신 것은
살아가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인데,
그 질문을 가지고 잠든 아이들을 바라본다.
오늘, 북한에서 비밀스럽게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을 만났다.
한국교회에 대한 아픔과 상처가 느껴지는 듯했다.
우리가 불쌍하게 여기는 북한 주민들은
도리어 고난을 벗어나게 해달라는 기도 대신
천국으로 가는 순례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자신들에게는 맡겨진 일이 있다고 말한다.
살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그들의 고백이 낯설게 느껴진다.
잃어서는 안될 게 무엇인지,
이후 시간을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데
동선과 맞지 않았지만
선교사님을 목적지까지 차로 모셨다.
사명에 대한 의지와 함께
복합적인 외로움과 부담을 느꼈다.
차 안에서 부른 찬양의 가사.
주님이 아름답기에. 오늘을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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