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명학교 졸업촬영을 감사하게 마쳤습니다.
가지고 간 배경지가 흰 종이라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짐했습니다.
‘다음 촬영에는 꼭 실크나 천을 사가지고 와야지’
무슨 큰 결심이라고 다짐까지 해댔습니다.
사진을 촬영해보면 어떤 아이들은 환한 표정을 짓는데 반해서
어떤 친구들은 참 우울합니다.
멋을 부리는 아이들 틈에서
목이 늘어난 티셔츠만 입고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멋 부리는 아이들 틈에 이 친구들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 걸까?
혹, 북에 남겨둔 가족들에 대한 책망 때문일까?
괜히 마음이 쓰여서 내 머플러를 목에 감아주고 촬영했습니다.
사진을 찍는데 표정이 큰 역할을 합니다.
쓸쓸한 표정에, 흰 배경지까지 사용하면 내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표정은 어쩔 수 없지만, 실크나 따뜻한 천을 배경으로 하면
아이들의 사진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다음에는 꼭 멋진 배경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명숙 누나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전히 늘상 입던 옷에, 머리를 질끈 묶고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온유에게 줄 특별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요즘 온유가 공주에 푹 빠져 있는걸 어떡케 알고 말입니다.
그런데, 온유와 소명은 며칠째 장염에 감기로 앓고 있어서 이번에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핸드폰으로 선물을 사진찍어 보냈더니
끙끙거리다가 하늘로 방방 뛰어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