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신비 안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시간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을
믿는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친한 선배의 결혼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긴 시간동안 공동체를
자기 가족처럼 섬기던 선배가 마흔이 넘어 결혼을 했습니다.
전국에 떨어져 지내던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예식을 축하했습니다.
결혼은 아주 빨리 하던지
아니면 아주 늦게 해야지
이정도의 유난스런 축하를 받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반가운 얼굴을 대하고
각자의 소식을 물으며 모임과 모임이 이어졌습니다.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이어지는 기도모임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일상이 바빠지고
외국에 나가서 살게 되는 가정도 생겨서
전화로만 안부를 물어오다가
선배의 결혼을 계기로 한 자리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비 내리는 날, 카페에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작은 신혼집에서 옹기종기 모였습니다.
오랜만에 말씀을 전했고 함께 기도하기를 청했습니다.
정말 한순간에?눈물흘리며 주님의 얼굴을 구하고
주님의 위로하심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 작은 공간에서 흐르는 공기가 바뀐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주신 아버지의 마음은
카페에 자리가 없는 것이 우연이었겠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기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은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계획 가운데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긴 시간동안
내게 시간이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을 가르쳤습니다.
아내와 우연히 들러서 문 두드리게 된 선배의 집,
그곳에서 드리는 기도가 생각납니다.
어느 외국의 공항 출국장에서 함께 드린 기도.
새벽의 패스트푸드 한 켠에서 드린 기도..
수많은 시간들이 하나님께 속해 있지만
적어도 일상에서 구별하여 드린 기도의 시간만큼은
하나님의 시간속에 있다는 분명한 확신이 있습니다.
구약의 흐름을 살펴보면
다윗의 계보까지 오는데
수많은 오류와 이해할 수 없는 아픔과 우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서
똑같이 볼 수 있는 일들입니다.
주목할 점은 그런 우연들이 과연 우연에만 그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메시야가 탄생할 것을 계획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우연과 우연만으로 엮어 가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만나는 우연속에,
다시 말하면 우연을 가장한 수많은 만남과 사건속에서
나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