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이 지나면 아이들은 조금씩 말을
알아듣고 배웁니다.
그리고 몇 가지 단어를 사용해서
의사전달을 합니다.
‘아빠’ ‘엄마’ ‘시여(싫어)’ ‘조아(좋아)’
‘아내(안 해)’ ‘뽀(뽀로로)’
이런 식으로 의사소통이 되면 그 순간
얼마나 아이가 대견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짧은 문장으로
말을 하곤 하지요.
옆집에 사는 형제들은 각각 첫번째 문장으로
“불 꺼”, “밥 줘”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문장으로 말하면 아빠, 엄마는
아이를 다 키운 것처럼 기쁩니다.
전, 온유가 이런 단어들을 사용할 때 즈음
이스라엘 여행을 갔었습니다.
온유는 아빠가 3주는 지나야 온다는 것을
다 안다는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3~4일에 한 번씩
집에 안부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에 위치한 보카치오라는 식당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였습니다.
“오빠, 오빠, 온유가 말을 했어!”
전화를 받자마자 아내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온유는 원래 말 했잖아.”
“아니, 그런 말 말고, 문장으로 말했다고.”
“정말? 무슨 말을 했는데?”
“잠깐만 기다려봐. 온유를 바꿔줄게.
잘 들어봐.”
“응. 온유야, 아빠야, 아빠가 온유 보고 싶어.”
“……”
“온유야, 말해봐. 온유야, 아빠야.”
“…아빠 조아. 아빠 제일 조아.”
“……”
지구 반대편에서 들리는 딸의 짧은 말에
전 주르륵, 눈물을 흘렸습니다.
온유가 제게 전해준 첫 문장입니다.
“아빠 제일 좋아.”
제 인생에 누가 이런 선물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도 그때 그 두근거림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아릿하며 따뜻해져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