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봄날 어느?오후,
네 살된 딸?온유와 함께 동네 카페로 소풍을 나왔습니다.
밖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나는 라떼를, 온유는 쿠키를 주문했지요.
카페 이름은 ‘HANAMARU(하나마루)’입니다.
일본어로 ‘동그란 꽃’이라는 뜻이라네요.
우리가 어렸을 때 숙제를 잘 해가면
선생님께서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던 것처럼
일본에서는 잘한 작품에
하나마루를 하나씩 달아준다고 합니다.
얌전히 앉아 쿠키를 먹던 온유가
갑자기 생뚱맞은 질문을 합니다.
“아빠, 지금 기쁘지?”
“응?”
“기쁘잖아~”
“뭐가 기쁜데?”
“내가 있어서 너무 기쁘지?”
“응?…응!”
온유는 이제 네 살.
네 살짜리 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확신에 차서
얘기할 수 있는 걸까요.
내가 얼마나 바보처럼 웃고 있었길래,
아이가 이러는 건지.
순간, 얼굴은 붉어졌지만,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뭉클함이 피어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