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드리기 전에
아이들에게 연체된, 밀린 한 달 용돈을 줬습니다.
온유는 만 원, 소명이는 8천 원.
여기서 십일조와 한 달에 4번의 주일헌금을 떼면
얼마 남지도 않는데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음 가득한 얼굴을 하고는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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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내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명이의 용돈을 낚아채며 말했습니다.
“엄마가 지금 돈이 한 푼도 없으니까
소명이 용돈은 일단 엄마가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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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긴 했지만, 실제로 아내의 계좌를
보고 나서야 현금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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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드리고 볼일을 보러 나와서
주차를 하고 있는데 아내가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와 인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갑자기 가방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이걸 누구에게 줘야 하나 했더니
그대에게 갈 거였어요.”
봉투를 전해주시고는
총총 거리며 사라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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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밤이라 두툼하게 옷으로 온몸을 싸매고
마스크까지 해서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든
깜깜한 시간에 아내를 먼저 알아보신 그분은
마치 하나님께 명령을 지시받은 것처럼
순식간에 임무를 수행하시고 사라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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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조금 전 우리의 대화를
몰래 엿들은 것처럼
봉투에는 현금이 들어있었습니다.
갑자기 벌어진 신기하고 황당한 상황 앞에서
아내와 함께 멍하니 서서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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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온유를 임신하고
열이 40도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추어탕을 대접해 주셨는데
그때 몸이 회복된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후로 아프거나 힘든 이들이 생각나면
추어탕을 대접하곤 합니다.
요 며칠 동안 아내는 추어탕을 부지런히
주문해서 사람들에게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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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런 아내를 주님이 격려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나누는 작은 대화까지도
주님이 귀 기울이신다는 생각에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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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어떻게 돌보셨는지를 들려주었습니다.
온유를 출산하고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었고
저는 계속 학교를 다니느라 정말 가난했지만,
또 얼마나 부유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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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만드시면
가진 게 없어도 모든 것을 가진 자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뒷좌석에 앉은 아이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하나님의 연출을
들으며 연신 감탄하며 환호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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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주님의 마음을 상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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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돕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흘려보내는 것을
인색해하지 말기를 바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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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려보내면
내가 끊임없이 너희에게
공급해줄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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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약속을 믿지 못해서
다 없어질 것 같아서 손에서 놓지 않으면
나도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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