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가장 더운 날
창희형 집에 갔었어.
우리 늙은 할매 어떻게 지내시나 보러
아무 사진도 찍지 않고
돌아오다가 나물 파시는 할머니 사진 한 장 찍고는..
내 사진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며 돌아왔지.
그 이후 거의 한 달 동안 사진을 못 찍었던 거 같어.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언가를 촬영했었는데
마법에 걸린 모양으로..
한 달쯤 지나 아무 풍경도 아닌
사진의 꺼리도 아닌 사진을
의지적으로 찍었어.
개천이 흐르던 소박한 풍경을.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이후 다시 카메라를 들 수 있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