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베네치아와 터키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마음을 그냥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가고 싶지만, 갈 수 있지만
그 시간에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하세요.
내가 ‘작용’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데로, 바람처럼 흘러만 가겠습니다.
라고 기도한 적이 있다.
일년이 지난 지금, 난 베네치아의 바람을 맡으며 이렇게 서있다.
배를 몇 번 갈아타고 원색의 동화같은 마을. 부르노섬.
서울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의 환상은 이제 없다.
그저 예쁜 마을일 뿐이다.
사람들이 없는 평온함은
잠깐의 안식을 줄 뿐,
사람사는 곳에 슬픔과 함께 기쁨이 공존하는 것이다.
그 행복감까지도 나를 채울 수 없다.
이 모든 여행은 나를 채울 수 없는 허기가 무엇인 지
말해준다.
하지만 여행의 도중은 날마다 신비한 선물이기도 하다.
나그네와 일상의 경계선에 서는 연습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