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담론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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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라면 상대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말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질문 앞에서 고민이 깊었습니다.

답은 분명합니다. 진리라면 말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라면 어떨까요.
신적인 언어를 쏟아내고는,
나는 진심을 다해 말했으니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너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진리를 말한 것이지만, 과연 진리를 말한 것일까요.

그래서 나는 시대의 언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매 시대마다 공통되는 전제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공통이 심하게 훼손되는 시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오타르의 표현을 빌리면
거대 담론의 붕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진리가 도리어 반어로 들리기도 하고,
듣는 이에게 적의를 품게 만들기도 합니다.
진리를 말하기 위해서는
내가 전하는 말이 상대와 닿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대화가 아니라 관계라면, 상대를 이해하는 충분한 시간일 테고요.

진리라면 말해야 합니다.
다만 상대의 세계와 그 세계의 언어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언어로 진리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질문의 답을 드렸습니다.

그런 언어를 가지고 싶다고,
그 세계를 알고 싶다고 오래전에 기도했습니다.
이내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기도의 응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아픈 감정과 아픈 언어는 기도의 응답이라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기도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그럼에도 주님의 마음이 거기 있다면, 다시 그렇게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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