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습니다.
뇌성마비로 태어나
벌써 몇 번의 수술을 경험했고
전동 휠체어로 움직이고
말하는 게 힘들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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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친구라
좀 알아듣게 말하라고
장난치며 타박을 주기도 합니다.
마음에 안정감을 얻었다고 생각해서
스스럼없이 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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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쯤, 친구들과 계곡에 갔을 때
비가 온 뒤라 물살이 세서
이 친구가 개울을 혼자 건너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업고 개울을 건넜던 적이 있는데
오랫동안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속상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게
더 이상 초라한 게 아니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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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이 친구는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나누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서툰 그림일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일 하나를 계속 해나가는 자체가
용기 있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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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그림을 보내오다가
요즘은 자신의 공간에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언어를
찾은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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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라온 그림의 제목
<내가 할 수 있는 것,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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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하나님이 정말 내 옆에 계신 느낌이어서 좋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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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기도가 좋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기도가 좋은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기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다 망한 후에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게 되었을 때 기도하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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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보이는것 #눈에보이지않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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