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욕심이 많은 편인 것 같다.
무엇 하나에 꼳히면 온통 그 생각 뿐이니 말이다.
오빠의 책이 자꾸만 늘어나서
책장에 겹쳐 놓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바닥에 쌓아 놓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거실에 책장을 놓으려고 결심하고
인터넷으로 책장을 고르기 시작했다.
온유가 깨어 있을 때는 인터넷 검색을 잘 못 해서
온유가 잠든 후에 집중적으로 서핑을 하고 있는데
얼마나 지났을 까.
띠리링 하고 문자가 왔다.
확인을 못하고 서핑을 계속 하다가
다음날 문자를 확인했다.
오빠에게 온 문자다.
‘늦은 밤, 이제 잠자리에 들어요. 내일도 준비해야지..’
새벽 2시 반에 온 문자다.
그 문자를 보고 피식 웃으며 아침에 다시 서핑을 시작했다.
몇 시간 뒤, 온유의 예방접종을 위해 오빠와 보건소로 가는데
오빠가 조심스레 말했다.
‘만일에 온유가 신종플루에 걸렸으면 어떤 게 가장 관심이 갈 것 같아?’
오빠는 내게 우선순위에 대해 물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내 안에 깊은 회개가 일어났다.
하나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라고 고백하면서도 나는 늘 급한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우선이었다.
하나님은 내게 주유소같은 존재였을까?
하나님은 기름을 공급해 주시는 분이 아니라 나와 관계맺길 원하시는 내 신랑이신데..
오빠가 막장을 살았으면 내가 정신 차리며 기도하고 예배드렸을 텐데
오빠가 한편으론 감사한 제목이지만, 내게 핑계 같은 사람..
다시 한 번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해 본 하루였다.
다시 며칠 뒤,
책장이 배달되어왔다.
이름하여 국민책장이라는 가장 평범한 책장.
오빠는 내가 주문한데로 전문서적과 대중서적을 분류했고, 나는 정신없이 날랐다.
그리하여, 우리 집에 도서관이 생겨났다.
기도했다.
지난 번, 기도한 것처럼 우리 집이 쉼터가 되게 해주세요.
울던 사람, 아파하던 사람이
쉬었다 갈 수 있는, 쉼을 얻고, 기쁨을 얻고 돌아갈 수 있도록..
– 전세 계약만료일이 다가옵니다.
결혼을 하고,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이렇게 복된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계약을 한 날도, 이사를 한 날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얼마나 기뻐했었는지..
주인아저씨가 나가라. 하면 어쩌지요?
그 때도 감사할 수 있을까요?
오빠는 자꾸 겁을 주지만, 하나님 아버지 ~~ ♡
– 글 / 온유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