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가 아주 조금씩 늘지만
소명이가 원하는 만큼은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
가슴이 아픈 것은 힘들지만 나혼자 참으면 되는 일이지만
없어서 못 주는 것은 엄마로써 가슴 깊이 아프다.
어제는 베게를 푹 적시도록 울었다.
밤새 배고파서 우는 소명이 때문에 1시간을 채 자질 못했다.
무거운 몸을 가지고 아침에 힘을내서 1시간을 유축해 놓은 모유를 젖병에 담아 두었다.
피곤해서 잠시 잠든사이에 식구들이 먹다 남은 모유인줄 알고 버린 것이다.
괜찮다면 괜찮은 일이지만
너무나 허망해서 한 순간에 마음이 무너져 눈물이 자꾸만 자꾸만 흘러내렸다.
오빠는 나를 위로하려 계속해서 어깨를 토닥였다.
하지만 맘껏 울고 난 뒤 다시 미역국이며 족발국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울고 또 일어서면 되는 것이다.
울고 다시 힘을 내면 되는 것이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된다.
앞으로 몇 번을 더 울지 모르겠지만
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눈물 닦고 일어서는 것이겠지.
빨리 이 시간이 지나 오늘을 되돌아보며
아팠던 순간을 추억했으면 좋겠다.
오늘을 생각하며 시원하게 웃을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일 모레쯤 소명이의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결과가 나온다.
척추이상과 발달장애.. 수많은 위험들..
정말 정말, 검사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다.
모유수유가 힘들지만, 이것이 더 힘들어 지더라도, 모질게 더 힘들어 지더라도
검사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다.
차라리 모유수유를 못하는 편이 낫다.
검사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다.
이게 부모 마음이다.
이렇게 나는 엄마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