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또 조금씩 밀리기 시작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논문심사 결과도 마감날이 다가옵니다.
서두른다고 서두르는데도 이렇습니다.
늦은 밤, 귀가하는 버스안에서 로그인교회 월간모임을 가졌습니다.
눈을 감고 듣는 소리들이 라디오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종일 마음에 들지 않는 포럼과 모임에서의 강연들로
불만이었습니다. 불만이 감사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닙니다.
조금 더 실제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과 달리
뻔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앉아 있는 시간이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대단한 국제포럼에서 말하는 이야기보다
버스안에서 성도들이 들려주는 사소한, 주님안에서의 일상들이
듣기에 좋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이야기를 하는데 두서없고 장황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엘베를 타면 연결이 끊길까봐 계단을 오르며 들었습니다.
사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늦게 귀가한 남편, 아빠가
바깥 일을 집안으로 연결해 들어온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게 중요한 일이 다른 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만
모르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아무렇게 두면
의도치 않게 흘러 나오는 것 또한 마음이니까요.
어제는 학술대회가 있었습니다.
아침일찍부터 저녁까지 학생들의 논문발표가 있었습니다.
힘든 감정을 금방 잊는 편이라, 잊고 있었는데
반년만에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힘들게 쓴 논문을 판단하는 자리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사람에게 편파적이지 않게 느끼도록
균등하게 칼로 두 번 찌르면, 약도 두 번 발라준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내내 긴장했던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위로가 느껴졌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은 없다고, 일을 처리해야 하지만
일에만 집중하지 말자고, 그 사이에 흘러가는 마음을 잘 살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