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과 액자제작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촬영은 가슴 뭉클하고 뜻깊었지만
한편으로는 무척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시작했지만
혼자 남아서 뒷감당을 하는 모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원래 있었던 약속들이 모조리 뒤로 밀리고
몸도, 마음과 시간도 무척 분주했습니다.
함께 이동하는 차안에서 운전하시던 간사님께서
지쳐있던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수고를 갚아주실겁니다.”
인사치레 같은 말이지만
정말 우리 하나님은 갚으시는 분이십니다.
모든 수고와 섬김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주님의 갚으심을 생각하며 힘을 내야 하는 것일까?
혹시 내가 주님의 댓가를 바라보고 일하는 것은 아닌가?’
분명, 주님은 갚으시는 분이시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몫입니다.
나는 댓가가 아니라, 지금 내 안에서 일하시는
주님의 소원을 따라 살아야 하는데..
이미 내게 베푸신 주님의 은혜 앞에
나의 수고는 몇 백만분의 일도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생명을 전하기 위해
내 지갑을 털어서라도
시간을 모조리 내주어서라도
그와 함께 하고, 한 생명을 바라보시는
그 주님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감격스런 일인가요.
언젠가 주님은 내 사진에 대해 특별함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정작 나는 내 사진을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지만
주님은 내가 특별하고, 내가 바라본 풍경을 촬영한 사진이 특별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만나본 풍경을 사람들에게 전할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섬기고 돌보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짧게 만났지만 한 병실에서의 풍경이 인상깊었습니다.
어떤 봉사자나 치매노인들에게 밥을 떠먹이기도 하고,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며 돌보지만,
특히 이 병실에서 할머니를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고,
손 잡아주며 이야기나누던 풍경이 참 좋았습니다.
창가에서 내리는 빛줄기 때문이었을까요?
물질세계에 존재하지만, 영원에 까지 이어질것 같은 빛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봉사시간을 마치고, 촬영도 마치고 병실을 나오는데
치매 환자였던 할머니가 과일 몇 개를 봉사자에게 전했습니다.
할머니가 느끼시기에도 그 빛이 참 따스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