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네게 선물을 주려 할 때
저는 괜찮아요.
라고 답하면
너는 괜찮지만
선물한 사람의 마음은 어떻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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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아닌
선물한 사람의 마음을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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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시절, 물 새던 집에
한참을 살았습니다.
벽지는 곰팡이로 검게 물들었고
장마때는 침수까지 되었지만
나는이런 상황에
기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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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살피셔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이런 일로 아빠를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번 괜찮아요.
저는 정말 괜찮아요.
괜찮다는 기도를 반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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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서로 알지 못하는 세 명에게서
같은 날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세 명이 동일한 내용을
내게 전했습니다.
‘너는 괜찮지만
선물한 사람의 마음은 어떻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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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향한 배려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깨어졌고
미안한 마음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지는 않았네요.
아들이 아프면 아빠도 아프실 거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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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수다쟁이가 되었습니다.
‘아빠, 오늘은 마음이 너무 아파요.
요즘은 낙엽 밟는 소리가 참 좋아요.
오늘은 피곤해서 몸이 무거워요.
버스가 너무 늦어서 지각할 것 같아요.’
해야 할 기도, 하지 말아야 할 기도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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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는 사람의 마음.
그 마음을 생각하다가
내게 허락하신 인생이 선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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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선물과 같다는 말은
인생이 너무 아파서
마치 깨지 않는 악몽과 같다는
이들에게는 너무 아픈 말인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인생이 선물 같다는 말은
예쁜 포장지에 빨간 리본으로
묶여진 보기 좋은 선물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흔히, 은혜를 선물이라 부르지만
은혜가 마냥 즐겁고 신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과 같습니다.
은혜는 처절하게 아픈 희생, 순종
피 흘림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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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선물이 되면
완벽해야 한다는, 그보다 완벽해야 한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보다 좋은 선택이 주어질 수 있지만
어느 날은 못한 선택도
기대하지 않은 시간도
마음에 들지 않는 하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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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그냥 선물로 받습니다.
선물의 의미와 값어치를 지금 다 알지 못하지만
선물은 그냥 선물로 받습니다.
선물하신 분을 신뢰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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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3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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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신분 #그분은누구신가요 #주의인자가생명보다나으므로
#인자는헤세드 #실패하지않는사랑 #언약적사랑 #영원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