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 땅을 다섯 걸음 앞에 둔
중국 단둥의 호산장성을 시작으로
서쪽으로 서쪽으로 실크로드를 따라 여행했습니다.
한 달여, 길다면 긴 이 여정의 출발부터 난 집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기차간에서 달과 별, 해를 만납니다.
뿌연 황사 바람 속에서 한국에 계신 어머니를 불러봅니다.
서쪽 끝 파미르 고원에 있던 내 숙소는 하늘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었습니다.
기도소리가 더 잘 들릴까,
내 아는 이름들을 하나씩 세어봅니다.
라브랑스에서 만난 젊은 승려는 행복하냐는 물음에 쓴웃음을 지어보입니다.
평생 기도만 하다가 곱추가 되어버린 할머니,
기차간에서 눈물로 아들을 환송하던 할아버지와
넓은 대륙 기차에서 두 번이나 만난 진소이,
팔 벌려 안으려면 매 맞는데 익숙해서인지
움찔거리며 벗어나려던 티에런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전했습니다.
떠날 때부터 바라던 곳,
이제 돌아와보니
난 이미 벌써부터 그 땅을 그리워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풍경을 지금 하나씩 하나씩 불러 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