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앞 놀이터에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그들과 금방 친구가 되었다.
내가 RF 카메라에 본격적으로 매력을 느낀 것은
이 사진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그네.
내 본의와 상관없이
SLR의 육중한 외모 때문에 공격적으로 비춰질 것 같은 마음에
언제부턴가 피사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미러쇼크 등의 이점이 아니었더라도
사람들과 더욱 대화하기 위해
망원이 아닌 광각을 취하는 내게
또 다른 대안이 되어준 것이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잠시 이야기 나누는 게
못 마땅했는지 한 친구가 외쳤다.
“아저씨 거지죠?”
이 소문이 아이들 사이에 일파만파로 퍼져서는
수십 명 아이들이 나보고 거지라고 놀려대기 시작했다.
친구에서 거지로 한순간에 전락해버렸다.
cs21mm, / 100T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