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온유와 아침부터 나갈 채비를 하고 아침 9시에 집을 나섰어요.
반나절이면 집에 돌아오겠지. 생각했는데
집에 돌아왔더니 밤 10시가 넘었어요.
오랜만의 외출이라 온유의 컨디션은 하늘을 찌를 듯 했지요.
뱃속의 소명이도 뭐가 그리 좋았던지
배를 발로 툭툭 차며 좋아하네요.
하루 종일 이리 저리 사람들을 만나고, 오빠가 촬영하는 것을 기다리며
몸은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움직일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참, 8년여 만에 아기를 가진 복주언니도 만났답니다.
임산부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더라구요.
언니도 저만큼 커피를 좋아해서
오랜만에 맛난 커피도 듬뿍 듬뿍 마셨지요.
맘씨 좋은 주인아저씨가 계속 리필해주셨거든요.
오빠는 밀린 숙제하느라 빈테이블에서 끙끙대는 동안
언니와 함께 삶에 대해, 육아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며칠 혼자 보내며 가졌던 고민들이 훌훌 날아가는 것을 느꼈답니다.
저도 이제 아줌마 대열에 합류했네요.
감사함이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는 것.
너무나 감사했는데 잊어 버려서 불행해지는 것.
이것만큼 불행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
이 세상은 원래 억울하고 불행하고 눈물 많다는 것을 자주 잊어 먹습니다.
오빠 말대로 본향을 향해 사는 순례자일 뿐인데
누군가와 비교할 때 불행해지고, 힘들 때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이 내 눈물을 씻기 위해 죽으셨고
내가 누군가의 눈물을 씻어주게 하기 위해 죽으셨는데
자신만을 들여다 볼 때 불행해 지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보고, 사람을 보니 마음이 넓어집니다.
노래가사처럼,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볼 때는 만족함이 없지만
나의 하나님, 그 분을 볼 때 나는 만족하겠습니다.
하나님, 좋은 시간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