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생일날을 희철이의 병원에서 보냈습니다.
언제 이렇게 친해졌다고 희철이는
나이가 스무살 넘게 차이나는 제 옆구리를 토닥거리며
장난을 쳤습니다.
“형 생일 축하해. 생일빵이야!”
제 생일을 누가 알려줬는지
희철이 엄마는 생일케잌을 준비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생일에 별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정성스레 손글씨로 적어준 편지를 읽으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편지 내용중에 제 마음을 잡아끄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희철이가 태어나기 전에 형이
(고등학교 수학여행에서 교통사고로)죽어서
형의 존재가 그리운 것 같아요.
그래서 혹시 작가님을 형이라 불러도 되는지
엄마에게 자꾸 허락을 물어보네요.”
편지를 읽으며 희철이가 내게 형이라 부를 때
힘껏 용기내어 불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리 저리 바빠서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대신
마음씨 좋은 형, 누나들을
희철이에게 소개시켜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철이의 친구가 되면 대단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희철이가 좋아하는 야구장에서 함께 소리지르고 응원하는 것만으로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유쾌하고 똑똑했던 희철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킨슨병으로 인해
자신의 몸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두려움과 함께 수치심이 밀려드나봅니다.
이래저래 희철이의 몸도 마음도 지쳐 있는 상태라
우선 퇴원한 후 2~3주동안 집에서 안정을 취하려고 합니다.
희철이의 수술은 10시간이 넘게 걸려서
무엇보다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희철이가 퇴원하는 대신
낮동안에는 간병인에게 부탁을 하고
이제 어머니의 치료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좋은 간병인을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 진행될 두 사람의 치료와 건강을 위해
몸과 마음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