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집을 알아보고 있다.
어제 서울에 상경한 후배의 자취방을 들렀다.
구의동.
올라온 지 삼, 사주 정도 된 것 같다.
움직이길 싫어해서 삼성동에 알바를 뛴 날 겸사겸사..
옥탑방.
얼마 되지 않는 돈으로
집을 구할 때 가장 찾기 쉬운 곳이
옥탑방과 반지하, 지하방인데 – 내 방은 지하방이다.
후배는 옥탑방을 잡았다.
여름에는 매우 덥고
겨울에는 매우 춥다는 옥탑방이
이렇게나 매력적일 줄은 몰랐다.
미대 졸업생답게 방안 구석구석을 신경 쓰기도 했겠지만
나머지 것들은 모두 차치하고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동대문에서 떼어 붙였다는 하늘거리는 커튼은
파란 하늘에 구름과 조화를 이루었다.
시원한 바람과 탁 트인 공기, 앞 집 마당의 색색의 빨래가 내려다보이는 곳.
집 앞 마당에는 포도나무 줄기가 엉켜 있고
신발장 아래는 작은 꽃 화분.
나른한 빨래줄..
아.. 옥탑방..
오늘 교회서 목사님한테 물었다.
옥탑방 사신 적 있으세요?
신혼 때 살았단다.
슬레이트 가건물 옥탑방에 살면 거의 죽음이란다.
하긴 자취 10년차인 pipi님의 친구는
한겨울 옥탑방에서 한 달 난방비가 자그마치 십만 원이 나왔다니..
지하방은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단다.
아. 그래서 지난여름을 시원하게 보낸 거구나.
더위에 무지 약한 이오십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두구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