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이 있어서 이동을 했습니다.
생각해둔 촬영장이 오늘따라 휴무일이라
다시 발걸음을 옮겨야 했습니다.
항상 내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러려니 하는데
동행하는 이가 있으면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 다른 것 같습니다.
내게는 이런 일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효율을 따진다고 말하지만
정작 내가 바꾸지 못하는 일과 과정에는
그저 물에 몸을 맡기든 흘러가게 둡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조급하고 분주한 소리가 때로는
소음처럼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저 나와 다를 뿐인데 말이지요.
주님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시간을 향해 걷고 있는데
동상이몽처럼, 전혀 다른 목적을 가지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군중과 제자들 틈에서
어떤 마음을 가지셨을까요?
그 분은 침묵하시고, 걸으셨습니다.
과정을 다 설명하기 보다
설명해도 알지 못할 당신의 백성들을 위해
그저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답을 찾아갑니다.
침묵하고 기다리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