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소명이가
무서운 꿈을 꾼 적 있는지를 내게 물었다.
꿈은 자주 꾸지만
꿈을 기억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러나 무서운 꿈이었다는 증거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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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른 새벽에 잠을 깨게 되면
다시 잠이 들기 무서울 때가 있다.
간혹 촬영 때문에 알지 못하는 곳에
머물 때가 있다.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낯선 곳에서 잠을 깨면
숙소의 불을 켜고 두려움이 내몰리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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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원수 앞에서
번민하며 종일토록 마음에 근심한다.
주님께 은혜를 구하지만
주님은 그에게 자신을 숨기신다. (시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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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자신의 눈을 밝혀 주시길 기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망의 잠을 자게 될 것이다. (시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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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번민이
낯선 밤을 덮게 되면
눈을 감지 못한다.
피로해서 다음날이 부담되어도
피곤함보다 두려운 것이 번민이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온다.
그러나 그 엄청난 두려움은
아침이 되면 거짓말까지 지워진다.
빛이 주는 신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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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어넘기지만
당시의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주님이 내게 허락하신 빛은
번민에 매몰된 눈을 밝게 만든다.
사망의 잠을 깨뜨린다.
주님, 나의 눈을 밝히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