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후배 몇 명을 만났습니다.
한 공동체에서 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는데, 그 이후로
20년도 더 된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떻게 지내냐는 말에
늘 대답하는 말이 툭하고 나왔습니다.
“나는 항상 그렇지 뭐.”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대답이
상대에게는 얼마나 막연할까를
이번에 처음 생각했습니다.
20년 동안 서로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항상 그렇다는 말처럼
수수께끼같이 모호한 답이
어디 있을까요?
내가 무엇을 하는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두려움이 있는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내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상대가 궁금하지 않는 내용을
깊이 있게 표현할 필요나 자신이 없어서,
겉으로는 아무것도 드러나 보이는 것이
없기에 자주 이렇게 표현합니다.
“나는 항상 그렇지 뭐.”
그리고
이 막연한 대답은 내 마음의 소원을
담은 말이기도 합니다.
부끄러워서 지워버리고 싶은
시간이 많지만 동시에 그 시간은
나의 민낯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자꾸 반복되지만
하나님의 구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진심입니다.
“나는 항상 그렇지 뭐.”
이 대답이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에게는 건성으로
답하는 것처럼 들릴까 봐
20년 만에 만난 후배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주님 안에 인생을 잘 살고 싶었던
그 당시의 마음을 말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은 모르지만
한 번밖에 없는 인생인데
이것저것 하나님 안에서
묻고 답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노래하는풍경 #1391 >
#항상그렇지뭐 #막연한진심을담은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