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만나면 이 사진 드리려고 가지고 왔어요.”
어제 세움의 송년회가 있었습니다.
매년 초대받는 이 자리가 가족처럼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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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무척 안 좋은 편인데,
사진을 보면 그때의 상황과 장면들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보육센터에 세움의 청소년들과 함께 갔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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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가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했던 아이들이
이 곳에서 사랑을 나눠주면서
동시에 사랑을 듬뿍 받았던 날입니다.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데도,
그 공간 안에서는 아이들의 표정과 웃음 소리에
사랑이 보이는 것 같은 날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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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고, 일정을 다 마치고 센터를 나왔습니다.
그날은 습도가 높고 무척 더웠습니다.
그날 우리가 있던 쿄토의 기온이 36도까지 올랐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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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공항에서
아이들에게 1회용 필름 카메라를 나눠줬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현상한 아이들의 사진들을 살폈습니다.
그 당시에는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마치 숙제하듯 다음 할일을 처리했던 기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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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해가 다 지날즈음 송년회에서
간사님에게 사진을 건네받았지요.
사진은 내게 그때의 일들에 대해 말을 건냈습니다.
다시 들여다본 사진에서
그날의 시간과 온도를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뜨거움과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표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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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함께 했던 간사님들이 이 사진을 보며
“이날 하늘에서 물이 뿌려진 날이잖아요.”
라고 말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주변을 식히려고
쿨러 시스템이 작동한 탓이지요.
인공적으로 뿌려진 물방울이 햇빛을 만나 하나님의 약속을 그려냈습니다.
마음이(가명)가 찍어준 사진에 무지개가 담겼습니다.
파란 체크무늬 바닥과 어두운 실내 천장을 가로지르며.
내 어깨 너머로 비스듬히 무지개가 뻗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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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내가 들고 있는 것은 작은 카메라입니다.
나도 마음이를 찍었습니다.
햇빛을 받아 쏟아지는 물줄기 속에서
카메라를 든 마음이가 나를 향해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찍고 있었던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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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는 하나님의 약속의 징표지요.
1회용 필름카메라는 현상하기 전까지
어떤 사진이 담겼는지 알 수 없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 당시에는 알 수 없었지만
현상소에서 돌려받은 사진 속에
무지개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하나님은 당신의 약속을
우리 인생에 얼마나 많이 숨겨 놓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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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주님은 언제나 약속하십니다.
약속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성품을 신뢰하기에,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주님은 신실하게 품어주셨음을
생각하며 미소 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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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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