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거나 단풍에
색이 들어도 그 자체로는
큰 감흥이 없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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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색약이라
볼 수 없는 색들이 있다.
볼 수 없는 색과 색들은
내 마음에 상처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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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감춰진 색과 색들 사이에서
느끼는 푼크툼이 있다.
그런 우연적 요소들이
사진 속에 잔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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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내용 없어 보이는
사진이 도리어 내게
좋은 사진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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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진을 가르치다 보면
그들의 사진이 내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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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있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말은 사진 안에 여러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좋은 풍경 찍는다고 해서
잘 찍은 사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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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이라는 것은,
정의가 명확한 것이 아니라
흔한 편견과
덜한 사진들을 하나, 둘 제하다 보면
남은 사진들이 모두 좋은 사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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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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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극장 #상상하는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