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기도할 수 있지?’
나는 기도가 부담스러웠다.
청년 시절, 공동체 모임 때마다
마무리 기도를 맡아야 할 분위기면
급한 볼일이 있는 것처럼 자리를 떴다.
기도가 부담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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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을 맡는 게 싫었던 이유는
앞에 서야 할 순간도,
그만큼 기도할 자리도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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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기도가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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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사랑하는 분과의 대화였다.
이야기를 나눌 때, 대화의 전체 구조를
머릿속에 넣고 말을 시작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기도의 전체 구조를
머릿속에 다 넣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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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내게 첫 문장은 순종이다.
그래서, 다음 문장을 이어 가지 못해서
침묵이 이어져도 괜찮다.
다음 문장은 아직 내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의 문장에 순종한다.
다음이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
기도에 실패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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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가 대화이기에
나는 길을 걸어가면서
혼자서 중얼중얼 기도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우산을 잃어 버리거나
지하철을 놓치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손해 보지 않는다.
누구와의 대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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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가장 많이
기도하는 문장이 ‘시간의 주인’이다.
캘린더를 만들면서 그렇게 기도한다.
작업에 기도를 싣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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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 하나님은
가장 먼저 시간을 구별하셨다.
믿는 사람에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시간 위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 캘린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간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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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풍경 #1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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