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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창문

by 이요셉
2015-09-24

어제부로 집주인이 바뀌었습니다.
계약할 때 저는 자리에 없었지만
절 좋게 봐준 부동산 아주머니가
두 집주인 사이에 강력하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수관을 대대적으로 교체하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그래서 이사 온 지 두 달여 만에
오늘부터 제 방 누수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퐁.퐁. 하며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도 며칠이면 끝입니다.

조금 전
새벽 1시가 넘었는데
이전 집주인 아저씨가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또 술 취해서 오셨구나.’ 싶어서 낮에 만나자고 말했더니
“아들이랑 집 보러 왔어.”
풀 죽은 목소리에 마음이 아픕니다.

아내는 집을 나가 버렸고,
아들과 둘이서 살고 있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마땅히 하는 일 없어 요즘은 오전시간에 요리를 배우고 있습니다.
집주인이라지만, 명의는 동생에게 있었고
이사 한 집은 월세 방입니다.

이 늦은 밤에 아들의 손을 잡고
오랜 세월동안 살아온 정든 집을 보내러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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