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
떨어진 섬.
섬에서 예수를 믿기는 힘들다.
한 예로 <톳작업>같이
파래나 미역을 공동으로 줍는 작업의 경우
거기서 나오는 수익을 공동 분배하는데
예수 믿고 교회 나오는 성도의 경우
주일 예배 때문에 이런 일에서 빠져야 한다.
그런 일은 휴일이고 주일이고 따로 없기 때문에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올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힘들다.
예수를 믿는 다는 게 도시만큼 쉽지가 않다.
낙도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아직까지 한국전쟁이 벌어졌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단다.
그래서 이런 오지 섬사람들은
몇 달만의 방문에도
방문객들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
마치 고향 찾아온 손주들의 방문마냥 반갑다.
노인 밖에 남지 않은 섬마을에
예수의 이름도 듣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에
교회의 시큰둥한 반응을 뒤로 한 채,
매 년 이곳에 찾아오는 청년들이 있다.
이 시즌이면 재정과 기도의 후원을 약속받으며
해외로 나갈 채비로 교회는 분주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득량도
방금 지는 해를 뒤로 한 채 방으로 돌아왔다.
집을 내주신 집사님은 구들장이 타들어 갈 정도로
불을 넣어 주셨다.
반나절동안 사람들을 만났다.
다리만 나으면 교회 나가겠다는 할머니.
요한복음 3장 16절로 인사를 대신하는 할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를,
또는 이 섬이 관광지가 되어야 함을 역설하시는 분.
그저 사람과의 만남이 반가운 사람들.
영혼을 위해 달려온 젊은 발걸음.
이 모든 모습 위로 중첩되는 나도 만난다.
밤새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처럼 주의 보혈로 이 밤 씻어 주시고
그 사랑으로 나를 덮으소서.
나는 내일 이 작은 섬을 떠나야 한다.
오자마자 떠날 객에게 이 방은 너무도 뜨겁게 나를 껴안는다.
_작은 섬, 득량도에는
총 36호에 남자 20명, 여자 33명이 살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에 41명이 예수를 영접하셨고
현재, 교회 출석인원은 20명이다.